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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컬링팀이 어떤 순간에도 흔들림 없이 침착했던 이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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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컬링 대표팀 김은정 선수(왼쪽). 오른쪽 사진은 김영미 선수가 스톤을 딜리버리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여자 컬링 대표팀 김은정 선수(왼쪽). 오른쪽 사진은 김영미 선수가 스톤을 딜리버리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바쁜 일정을 쪼개 산사를 찾은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의 모습이 공개됐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컬링 최초 은메달을 획득하며 온 국민의 인기를 받는 대표팀은 12일 오전 경북 의성군에 있는 고운사를 찾았다.

2013년 여름, 대표팀은 이곳에서 마음 훈련을 받았다.

당시 스님에게 배웠던 명상과 호흡법은 2014 소치 겨울올림픽 대표팀 선발전 통과를 앞두고 어지러웠던 마음을 잡는 데 힘이 됐다.

이날 대표팀은 힘들었던 시절, 마음을 다스릴 수 있게 도와주신 스님, 신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5년 만에 선수들을 만난 고운사 주지 호성 스님은 "선수들이 어려울 때 이곳을 왔다. 무명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자신감이 결여돼 있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자신감은 느끼되 자만심은 없어야 한다. 팀에서는 이기심이 없어야 한다"며 "자신과 팀을 믿고 웃으면서 경기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었다"고 말했다.

컬링 대표팀이 12일 경북 의성 고운사에서 열린 축하행사를 마친 뒤 명상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컬링 대표팀이 12일 경북 의성 고운사에서 열린 축하행사를 마친 뒤 명상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이날도 호성 스님은 선수들에게 마음을 비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덕담을 전했다.

호성 스님은 "지금 선수들은 좋은 성과를 냈으면서도 은메달이라는 아쉬움도 있는 복잡한 마음일 것"이라고 헤아리며 "아직 정상에 오른 것이 아니다. 싹 다 잊고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평상심을 잘 유지하고 항상 마음을 비운 상태에서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 항상 배려해야 한다"는 말을 건넸다.

이날 선수들은 명상과 심호흡으로 마음 비우는 훈련을 했다.

김선영 선수는 "초심으로 돌아가서 겸손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직도 저희를 좋아해 주시고 환영해주시는데, 들뜨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 전 명상으로 마음을 잔잔하게 했다는 김영미 선수도 "기독교이지만, 종교와 다르게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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