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7년 전 댓글 공작 나선 정황, 곧 수사팀 꾸려 조사

중앙일보

입력 2018.03.12 11:30

경찰이 지난 2011년 일부 직원들이 상사의 지시를 받아 정부정책에 대한 지지 댓글을 게시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나섰다. 경찰청은 보안국 자체 진상조사팀은 군 사이버사령부의 ‘블랙펜 작전’ 진상 조사 과정에서 이같은 의혹이 포착돼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애초 진상조사팀의 확인 대상은 사이버사 ‘블랙펜 작전’에 경찰이 개입했는지 여부였다. 국방부는 지난달 14일 사이버사가 지난 2010~2013년 ▷대통령 및 국가 정책 비난 ▷군 비난 ▷북한 찬양 등을 한 아이디를 분석해 이들을 ‘블랙펜’으로 지칭해 경찰 등에 넘겨줬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지난달 8일부터 진상조사팀을 꾸려 정보를 어떻게 넘겨 받았는지, 해당 정보가 실제 수사에 활용됐는지를 조사해왔다.

진상조사팀은 2010~2013년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 재직자 32명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댓글 공작 의혹을 포착했다. 경찰에 따르면 32명 가운데 1명이 전화 면담 과정에서 ‘상사로부터 정부정책에 대한 지지 댓글을 게시하도록 지시를 받아 일부 직원들이 실행했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해당 내용을 전화로 말한 사람이 대면 조사 때는 말을 바꿔 ‘댓글 공작을 벌인 일이 없다’고 해 정식 수사가 필요하다 판단했다”고 전했다. 나머지 직원 31명도 댓글 공작 의혹을 부인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정식 수사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경찰청은 ‘특별수사단’을 꾸려 사건을 조사키로 했다. 경찰청은 치안감 이상급을 단장으로 하고 팀원들도 당시 업무는 물론 재직자와 무관한 사람들을 선별할 방침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력 등이 확실히 파악되는대로 가능한 빨리 수사팀을 출범시키겠다”고 말했다.

출범할 특별수사단은 댓글 공작 의혹 외에 경찰의 블랙펜 작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청은 지난 2010년 당시 경찰청 보안수사대장이었던 A경정이 이메일로 214개 파일을 사이버사에서 전달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전달 받은 기록과 경찰 수사기록을 대조해본 결과 통신조회 26건, 내사 1건이 일치했다고 한다.

진상조사팀 관계자는 “보안수사대가 자체 모니터링을 하기 때문에 일치하는 기록이 있다고 해서 블랙펜 파일을 활용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로 활용을 한 건지 우연히 겹치는 게 있었던 건지도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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