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대변인이 바른미래당 장정숙 의원인 사연은?

중앙일보

입력 2018.03.12 06:00

'무늬'만 바른미래당인 비례대표 의원들의 민주평화당 당직 활동이 본격화됐다. 바른미래당 장정숙 의원은 11일 오후 평화당 대변인 자격으로 국회 정론관에서 최흥식 금감원장의 인사청탁 의혹에 대해 논평했다. 지난 9일 평화당 공동대변인에 임명된 뒤 첫 브리핑이다.

이날 논평을 마친 뒤 장 의원은 취재진에게 명함을 나눠주면서 "사정을 아시다시피 명함에 정당명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대변인 장정숙 의원의 명함에는 소속 정당명 바른미래당이 적혀있지 않다. 송승환 기자

민주평화당 대변인 장정숙 의원의 명함에는 소속 정당명 바른미래당이 적혀있지 않다. 송승환 기자

장 의원이 말한 사정이란 이렇다.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합당하는 과정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 이상돈·장정숙·박주현 의원은 합당에 반대하지만 탈당하지 못하고 바른미래당 소속이 됐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비례대표 의원이 강제 출당이 아니라 자진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장 의원 등 3명의 비례대표 의원은 바른미래당에 출당을 요구하면서 평화당 당직 활동을 하는 상태다. 이상돈 의원은 지난 5일 평화당 정책연구위원장에 임명됐고, 박주현 의원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평화당의 주요 당직을 맡게 될 것이라고 한다.

장 의원은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바른정당과 통합하면 따라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며 "법적으로도 소속이 다른 정당의 당직을 맡는 게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중 당적을 갖는 것은 안 되지만 다른 당의 당직을 맡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민주평화당은 창당 때 이런 상황에 대비해 당헌·당규에다 '당원이 아닌 자(다른 정당 당원을 포함)라도 민주평화당에 대한 공로가 있거나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는 경우에는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당직을 부여할 수 있다'는 조항을 만들어뒀다.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이상돈(왼쪽부터)·장정숙·박주현 의원이 지난달 6일 민주평화당 창당대회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이상돈(왼쪽부터)·장정숙·박주현 의원이 지난달 6일 민주평화당 창당대회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이상돈 의원은 자신들을 풀어주지 않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 "의원 수대로 정당보조금이 나오니까 의원을 현금지급기로 보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바른미래당 입장에선 우리가 해당 행위를 하는 건데도 출당을 시키지 않고 있다"며 "우리 셋을 남겨둔다고 중요한 의사결정 할 때 당에 도움을 줄 것도 아니고 지방선거에서 이 문제가 불거지면 바른미래당도 유권자가 보기에 좋지 않을테니 빨리 출당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은 "의원직은 탐나고 자진 탈당은 무서운 것"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소신에 따라 정치를 하려면 자진 탈당을 하거나 의원직이 탐나거든 국민들 보기에 민망한 언행은 삼가야 한다"고 논평했다.

이처럼 비례대표 당적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자 비례대표 의원의 당적이동 제한을 완화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바른정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김학용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이 속한 정당이 분당할 경우 분리된 정당으로 소속을 바꿔도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평화당 김광수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이 속한 정당이 다른 당과 합당한 경우 합당일로부터 10일 이내에 당적을 변경하는 경우 의원직을 잃지 않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