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패럴림픽 알파인스키 종목이 열리고 있는 강원도 정선의 알파인센터. 스타인 라인에 시각장애인 선수와 함께 선 '가이드러너(Guide runner)'가 먼저 힘차게 출발한다. 뒤이어 시각장애인 선수가 스타트 라인을 날렵하게 넘어선다. 패럴림픽 스키종목( 활강,회전,대회전,슈퍼대회전,수퍼복합)은 스피드와 회전기술로 승부를 겨루는 방식은 비장애인 올림픽 알파인스키와 동일하다.
하지만 시각장애부문 경기는 다소 경기방식이 독특하다. 당연히 시각장애인 선수가 장애물과 코스를 따라 단독 주행하기는 것이 불가능해 선수는 가이드러너라고 불리는 동료와 함께 경기에 참석한다. 형광색 조끼를 입은 가이드러너가 먼저 코스를 내려오면서 장애물과 주행방법을 무선헤드셋을 통해 선수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가이드러너는 단순한 도우미 역할이 아닌 선수와 함께 경기에 참가하기 때문에 실제로 운동선수 출신인 경우가 많다. 가이드러너는 출발부터 줄곧 선수의 앞에서 달리지만 최종 피니시 라인은 선수가 반드시 먼저 통과해야 한다. 최종 메달권에 입상한 선수는 가이드러너와 함께 메달을 받고 단상에 오른다. 선수 혼자서는 경기를 치를 수 없고 가이드러너와 함께 오랫동안 훈련한 결과를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에 양재림 선수와 고운소리 가이드러너, 황민규 선수와 유재형 가이드러너가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유일의 여자 시각장애인 스키선수인 양재림 선수는 왼쪽 눈이 완전히 보이지 않고, 오른쪽 눈도 10분의 1정도 밖에 보이지 않는다. 2010년부터 스키선수로 등록해 3년 전부터 고운소리 가이드러너를 만나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양 선수는 지난 2014년 소치 패럴림픽 대회에도 참석했다. 고운소리는 국가대표 상비군과 유니버시아드 대표 등을 거친 선수 출신이다. 양재림 선수와 고운소리 가이드러너는 이번 대회에서 4개 종목(회전, 대회전, 슈퍼대회전, 슈퍼복합)에 출전하고 있다.
시각장애선수와 가이드러너 함께 코스 주행해... #시상식에도 선수와 가이드러너 함께 단상에 올라가...
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