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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조명창고에서 부당한 대우” 발언에 MBC가 공개한 사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입당한 배현진 전 MBC 앵커에게 태극기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변선구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입당한 배현진 전 MBC 앵커에게 태극기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변선구 기자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배현진 전 앵커가 MBC에서 ‘부당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조명창고에서 업무발령 대기상태로 기다렸다”고 말해 논란이 된 가운데 MBC가 배 전 앵커가 언급한 ‘조명창고’ 사진을 공개했다.

9일 MBC 관계자들에 따르면 배현진 전 앵커가 MBC 조명창고라고 지칭한 장소는 실제 조명창고로 쓰이는 공간이 아니다.

MBC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이곳은 사무실 바깥 복도에 조명이 쌓여 있긴 했으나 창고가 아닌 사무실이다. 임시로 만든 듯한 사무실에는 ‘보도본부 사무실’이라고 인쇄된 종이가 붙어있었고 컴퓨터 없이 전화와 TV, 에어컨 등이 설치돼있었다.

관계자는 “미발령 상태로 있는 분들이 계시는 곳은 상암 MBC 미디어센터 6층 사무공간이다. 조명기구들이 복도에 놓여있지만, 보도본부의 사무공간이다”라고 말했다.

배현진이 퇴사하기 전까지 사용한 사무실 내 책상 [사진 MBC 제공]

배현진이 퇴사하기 전까지 사용한 사무실 내 책상 [사진 MBC 제공]

이 사무실에 함께 있던 직원들은 지난해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직원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MBC 측은 배 전 앵커는 대기발령 상태가 아닌 업무 미발령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사진 MBC 제공]

[사진 MBC 제공]

배 전 앵커가 언급한 조명창고는 여느 사무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책상을 비롯해 업무에 필요한 사무 집기들이 놓여있다.

지난 9일 배 전 앵커는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입당환영식에서 “2012년 MBC 파업 때 저는 노조가 주장하던 파업의 정당성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파업 참여 100일 만에 파업 불참과 노조 탈퇴를 전격 선언했다”며 “연차 어린 여성 앵커가 이런 결단을 내린 것은 아마 제가 알기로 창사 이래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이후 저는 인격적으로 몹시 모독감을 느낄만한 각종 음해와 공격을 계속 받아왔고, 약 석 달 전 정식 통보도 받지 못한 채 8년 가까이 진행해 온 뉴스데스크에서 하차해야 했다”며 “그 뒤 모든 업무에서 배제된 채 회사 모처의 조명기구 창고에서 대기 상태로 지내왔다”고 말했다.

그는 “MBC 안에서 각자의 생각과 의견이 존중받을 수 있는 자유는 사라졌다. MBC를 포함한 공영방송이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가 역할을 해야겠단 결심을 했다”고 정치입문 배경을 설명했다.

배현진은 2008년 MBC에 입사해 2010년부터 2017년까지 7년간 MBC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았다. MBC 파업 종료 후, ‘뉴스데스크’에서 하차한 배현진은 발령대기 상태가 됐고, 지난 8일 정식 퇴사 처리됐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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