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행할 색은 욕망의 표현 울트라 바이올렛

중앙일보

입력 2018.03.10 15:03

업데이트 2018.03.12 09:18

[더,오래] 정영애의 이기적인 워라밸 패션(5)
글로벌 컬러연구소 팬톤(PANTONE)에서 올해의 색으로 선정된 '울트라 바이올렛'. [사진 정영애]

글로벌 컬러연구소 팬톤(PANTONE)에서 올해의 색으로 선정된 '울트라 바이올렛'. [사진 정영애]

글로벌 컬러연구소 팬톤(PANTONE)에서는 올해의 색으로 ‘울트라 바이올렛’을 선정했다. 컬러 트렌드를 몰랐던 사람에게 올해의 색이 울트라 바이올렛이라고 얘기하면, 우리 남편처럼 밀라 요보비치의 영화 ‘울트라 바이올렛’을 먼저 떠올리거나, 나처럼 ‘올리비아로렌’의 보라색 간판을 떠올릴 것이다.

보라색을 브랜드 대표 컬러로 내세우고 있는 올리비아로렌의 매장 사진. [사진 정영애]

보라색을 브랜드 대표 컬러로 내세우고 있는 올리비아로렌의 매장 사진. [사진 정영애]

팬톤의 디렉터인 리트리스 아이즈만은 “우리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모두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으며, 울트라 바이올렛 색상이 바로 창조적인 영감을 준다”며 울트라 바이올렛을 올해의 색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팬톤의 디렉터 리트리스 아이즈만. [사진 정영애]

팬톤의 디렉터 리트리스 아이즈만. [사진 정영애]

그리고 올해의 대표 색상 이외에도 추가 트렌드 색상으로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이렇게 발표한 컬러는 패션 디자이너에게도 영감을 주어 올해의 컬러 방향성을 잡아준다.

올해의 트렌드 색상. [사진 Panton사이트 캡처]

올해의 트렌드 색상. [사진 Panton사이트 캡처]

올해의 트렌드 색상 중 아래 컬러는 클래식하면서 일상생활 속 의상에서도 가능한 색으로 제시된다.

올해의 트렌드 색상 중 클래식한 색상. [사진 Panton사이트 캡처]

올해의 트렌드 색상 중 클래식한 색상. [사진 Panton사이트 캡처]

현대사회의 양극화를 설명하는 '울트라 바이올렛'

바이올렛 색상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면 1980년대 화려한 전자 음악이 태동하던 시절 사람들을 미치게 하고 환각으로 이끄는 색으로 주목받았다. 올해의 바이올렛 색은 현대적이고 미래적이면서 인공적인 느낌이 든다. 삼원색의 가장 극에 있는 빨간색과 블루가 만나서 탄생한 돌연변이 색답게 우울하면서도 신비하고 극적이면서도 사색적인, 이중적인 느낌을 준다. 심지어 시원하면서도 따뜻하고 중성적이면서도 정열적인 느낌까지도 드는 어렵고 매력적인 컬러다.

현대 사회 정치와 이념, 사회와 경제가 극적인 방향으로 치닫는 요즘 울트라 바이올렛이야말로 현대사회의 서로 다른 양극화를 설명하는 최적인 색상인 것 같다.

그럼 패션 디자이너들은 이 신비한 색을 어떻게 풀어냈을까? 울트라 바이올렛 색을 패션에 가장 잘 적용한 디자이너는 지난해 S/S 발렌시아가 컬렉션을 꼽을 수 있다.

2017 S/S 발렌시아가 컬렉션. [사진 정영애]

2017 S/S 발렌시아가 컬렉션. [사진 정영애]

그리고 다른 패션 디자이너들의 2018년 S/S 컬렉션에서는 화이트 색을 머금은 다양한 톤으로도 나와 비로소 봄이 오는듯한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

2018 S/S 컬렉션. [사진 정영애]

2018 S/S 컬렉션. [사진 정영애]

세속적이면서도 속물적인 느낌의 인공적인 울트라 바이올렛 색은 철저히 인간의 욕망으로 만들어진 색상이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완벽한 색이 아닐까 한다. 아직 겨울의 추위가 가시지 않은 날씨에도 길거리에는 바이올렛 색으로 염색한 헤어와 바이올렛 색으로 칠한 입술과 손톱, 심지어 음식까지 바이올렛 색으로 물든 패션 아이콘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처럼 울트라 바이올렛 색은 패션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인테리어,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올해를 장식하는 최고의 유행 색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난 뒤로는 엄청나게 많은 바이올렛 색이 주변에 있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잘못하면 우울한 정신병자로 보이기도
매력적이지만 소화해내기 어려워 자칫하면 우울해 보일 수 있는 울트라 바이올렛 색상. [사진 정영애]

매력적이지만 소화해내기 어려워 자칫하면 우울해 보일 수 있는 울트라 바이올렛 색상. [사진 정영애]

문제는 이렇게 매력적이지만 어려운 이 색을 어떻게 멋지게 소화해 내느냐다. 자칫하면 창백한 유령처럼 보이거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우울한 정신병자처럼 보이기 쉽기 때문이다.

유행은 경향이지만 꼭 따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트렌드 세터가 되지 않아도 자신만의 개성과 느낌을 살리는 것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울트라 바이올렛의 색상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가볍게 액세서리나 네일 아트, 그리고 핸드폰의 바탕 화면부터라도 바이올렛 색으로 바꿔 보는걸 추천한다.

모르고 못 하는 것과 아는데 안 하는 것은 천지 차이니 살짝 아는 티 좀 내보자.

용어사전트렌드 세터
'시대의 풍조나 유행 등을 조사하는 사람, 선동하는 사람'이란 뜻. 소비자가 원하는 것(원츠, wants)이나 필요로 하는 것(니즈, needs)을 민감하게 잡아내고 다음 시대의 동향·경향으로서, 혹은 패션 경향으로 준비·제시하여 많은 사람을 그 방향으로 관심을 갖도록 이끄는 사람을 말한다.

정영애 세정 올리비아로렌 캐주얼 디자인 실장 jya96540@sejung.co.kr

비트코인의 탄생과 정체를 파헤치는 세계 최초의 소설. 금~일 주말동안 매일 1회분 중앙일보 더,오래에서 연재합니다. 웹소설 비트코인 사이트 (http://news.joins.com/issueSeries/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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