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에 용기 얻었다”…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 상담 증가

중앙일보

입력 2018.03.08 09:33

한국여성의전화 3.8 세계여성의 날 캠페인. [사진 한국여성의전화 홈페이지 캡쳐]

한국여성의전화 3.8 세계여성의 날 캠페인. [사진 한국여성의전화 홈페이지 캡쳐]

‘미투’ 운동 이후 한국여성의전화에 접수된 성폭력 피해 상담이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여성의전화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상담 통계 분석’을 공개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지난 1월 30일부터 3월 6일까지 접수된 성폭력 피해 상담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3.5% 증가했다.

이에 한국여성의전화 측은 “미투 운동이 가해자가 유명인인 사례나 언론 보도를 통해 고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간 성폭력 피해 상담 100건 중 28건에서 미투 운동이 직접 언급됐는데, 구체적으로는 ‘미투 운동을 통해 용기를 얻었다’ ‘피해 경험이 상기돼 말하기를 결심했다’는 사례가 많았다.

이어 ‘이대로 두면 더 많은 피해자가 생길 것 같아서’ ‘이제는 그 일이 성폭력이었다는 것을 알게 돼서’라고 말한 이들도 있었다.

작년 한국여성의전화 상담 사례 2055건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성폭력 피해가 29.5%로 가장 많았고, 가정폭력 28.1%, 데이트폭력 13.8%, 스토킹 8.8% 등의 순이었다.

피·가해자의 관계를 보면 피해자가 여성이고, 가해자가 남성인 사례가 94.9%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전·현 배우자, 전·현 애인, 데이트 상대자 등이 가해자인 경우가 45.9%를 차지해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인 것으로 분석됐다.

성폭력 피해를 유형별로 보면 33.9%가 성폭행·성추행이었으며, 성적 모욕·비난·의심이 14.9%를 차지했다.

성폭력 가해자는 직장 관계자가 24.4%로 가장 많았고, 전·현 애인, 데이트 상대자 등이 23.7%, 친족 및 전·현 배우자가 14.8%를 각각 차지했다.

여성의전화는 “전체 성폭력 피해의 85%가 피해자와 아는 사람에 의해서 발생했는데, 이는 성폭력이 낯선 사람 혹은 일부 병리적 개인에 의해서 발생한다는 통념과는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성폭력 피해 중 상담 내용에 2차 피해 경험이 드러난 사례는 19.3%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피·가해자의 주변인과 가족에 의한 피해가 44.5%로 가장 많았고, 직장에서의 피해가 18%, 경찰·검찰·법원 등에서의 피해가 17.5%였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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