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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을 ‘우보 지사님’이라고 저장한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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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중앙포토]

[연합뉴스, 중앙포토]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정무비서 김지은씨는 안 전 지사와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를 공개했다.

김씨는 5일 방송된 JTBC 인터뷰에서 “스위스에서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안 지사는 비밀 텔레그램을 통해 ‘다 잊어라. 스위스와 러시아의 아름다운 풍경만 기억하라’며 잊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가 공개한 텔레그램에서 안 전 지사는 “미안. 내가 스스로 감내해야 할 문제를 괜히 이야기했다”고 사과한다.

텔레그램은 기록이 남지 않는 채팅 앱으로 정보 보안에 신경 쓰는 이들이 주로 사용한다. 김씨는 안 전 지사를 ‘우보 지사님’이라고 저장해놨다.

‘우보’는 안 전 지사가 자신을 가리키는 말로 자주 쓰여왔다고 한다. 지난 2012년 6월 안 전 지사는 도지사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갖고 “야당의 젊은 도지사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우보호시’(牛步虎視)의 자세로 도정의 연속성 유지와 주권자의 권리 회복, 생산성 높은 도정을 이루고자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우보호시’는 황소의 발걸음과 호랑이의 눈빛이라는 뜻으로, 호랑이처럼 예리한 눈빛을 하되 소처럼 우직한 행보로 길을 간다는 말이다. ‘청춘예찬’을 쓴 소설가 민태원의 호 역시 우보(牛步)다.

한편 김씨는 6일 안 전 지사를 검찰에 고소했다. 고소장에는 ‘위계 등 간음’ 혐의와 성폭력특례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를 적시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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