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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소금의 짠테크] ‘생활 지출을 줄여라’ 무관심 속 새는 고정비 잡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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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이렇게 생각하며 무관심하게 지나쳤던 생활 속 불필요한 지출을 아끼는 게 바로 짠테크다. 무심코 흘려보내는 하루하루 생활이 짠테크의 주 무대다.

연봉에서 부동산, 주식, 암호화폐까지. 모두 돈 버는 방법을 배우는데 열심이지만 그렇게 힘들게 번 돈을 쓰며 보내는 자신의 생활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이번엔 짠테크로 고정비 지출 줄이기를 실천해보자. 4단계 실천 계획을 통해 쉽고 빠르게 고정비를 아낄 수 있다.

◇1단계, 우리 집 고정비 지출 찾기 

고정비란 매달 고정적으로 내야 하는 돈을 말한다. 정해진 지출이라 줄일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고정비 지출을 줄이면 그만큼 매달 쌓이는 고정수입(현금)이 생긴다는 뜻도 된다. 노력은 해봐야 하지 않겠나.

집마다 고정지출 항목과 액수는 다르다. 일단 우리 집 고정지출부터 꼼꼼히 점검해보자. 고정지출을 하나하나 찾아 목록을 만들어 점검하는 게 짠테크 첫걸음이다. 전기요금, 수도비, 통신비, 난방비, 금융 이자, 보험료, 렌트비, 쓰레기 처리비, 각종 유지 보수비 등이 있다.

◇2단계, 돈 안 드는 변화부터 

에어컨과 TV같이 대기 전력이 흘러 들어가는 가전제품이 코드는 뽑아둔다. 여름 말고는 사용하지 않는 에어컨, 꺼놓은 TV에 생각보다 많은 대기 전력이 사용된다.

집 수압이 나쁘지 않다면 원수압을 조절하는 것도 고정지출을 줄이는 방법이다. 수도 계량기에 연결된 원수 수도꼭지를 적절히 잠그면 수압 자체가 낮아진다. 콸콸 쏟아지는 수돗물을 쓰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흘려보내는 물이 모두 돈이란 점을 잊지 말자.

수돗물 낭비는 대부분 습관 때문이다. 샤워는 되도록 짧게 하자. 물을 틀어놓고 머리를 감거나 몸에 비누칠을 하는 습관만 버려도 많은 물을 아낄 수 있다. 설거지할 때도 미리 음식물은 손으로 닦아 버려둔다. 물을 틀어놓기보다는 받아놓고 설거지를 하는 게 좋다. 세제 한 번, 헹굼 한 번, 마른행주로 마무리. 이런 순서로 설거지하면 수돗물을 적게 쓸 수 있다. 자원도 아끼고 돈도 아끼고. 일석이조다.

전기밥솥의 보온 기능은 돈 먹는 하마다. 오랫동안 열기를 유지해야 하므로 전력이 많이 들어간다. 일단 밥을 먹을 만큼만 짓고 남은 밥은 식혀서 냉동 보관하는 게 좋다. 먹을 때마다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으면 밥솥 보온기능이 따로 필요 없다.

진공청소기도 전기 사용량이 많은 가전 중 하나다. 진공청소기를 사용하기 전에 방과 거실을 정리하고 눈에 보이는 먼지는 비질로 먼저 모아두면 청소기 사용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난방비는 겨울철 고정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집안 전체를 따뜻하게 유지하려면 많은 난방비가 들어간다. 쓰지 않는 방, 공간의 난방은 꺼놓는다. 실내 온도도 지나치게 높지 않게 적정 온도로 유지한다. 실내복과 양말을 착용하고 집에서 지내면 난방비를 아끼면서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

쓰레기봉투구매비, 음식 쓰레기 처리 비용. 쓰레기를 버리는 데 들어가는 지출도 무시할 수 없다.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 대부분은 종이와 비닐, 페트병, 플라스틱, 유리병, 스티로폼이다. 모두 분리수거가 가능하다. 분류만 꼼꼼히 제대로 해도 쓰레기봉투 살 일이 줄어든다. 음식물은 살 때도 버릴 때도 돈이다. 가족이 먹는 만큼 적정한 양의 음식물을 사는 데 신경 쓰면 음식물 쓰레기도 줄어든다.

다달이 나가는 금융 이자도 고정지출 중 하나다. 신용대출을 받아 이자를 내고 있다면 무료로 신용등급을 확인할 수 있는 앱을 활용해보자. 신용등급이 높아졌다면 해당 금융사에 연락해 금리 협상을 해보자. 된다면 매월 이자 지출이 줄어든다. 안 된다고 해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못 해도 본전이다.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보험료도 무시할 수 없는 고정지출이다. 불필요한 보험, 중복으로 가입한 보험, 과잉 가입한 보험이 없는지 점검하자. 보험 다이어트도 고정비 지출을 줄이는 한 방법이다.

◇3단계, 직접 고치고 바꾸고 

물을 내리지도 않았는데 나 홀로 물이 졸졸 흘러내려 가는 변기가 있다. 우리 집 화장실 변기가 그렇다면 수조를 열어 물막이 고무패킹을 확인해봐야 한다. 오래돼 낡았거나 위치가 맞지 않게 덮여있다면 문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사용하지 않은 물을 그냥 흘려보낼 수 있다.

고치는 방법은 간단하다. 철물점에 가서 고무패킹을 산 다음 직접 갈아 끼우면 된다. 창문이나 문틈 사이도 확인하자. 틈을 통해 빠져나가는 열기만큼 난방비도 센다. 문풍지를 사서 틈을 메우는 게 좋다.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난방비를 아낄 수 있다.

정수기 필터 교환비도 만만찮은 부담이다. 정수기 필터는 인터넷에서 묶음으로 싸게 팔고 있다. 정수기 필터 정도는 직접 사서 교환하는 것도 돈을 아끼는 방법이다.

내 손을 할 수 있는 건 직접 하자. 가전제품과 가구도 잘 살펴보자. 거의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이나 가구가 있다면 중고로 판매하는 게 좋다.

사진을 찍고 인터넷 중고 장터에 올리고. 파는데 그렇게 많은 품이 들진 않는다. 이렇게 하면 돈도 생기고 죽은 공간도 다시 살릴 수 있다.

◇4단계, 돈이 들더라도 교체하라. 

돈을 써서 돈을 아낀다. 얼핏 말이 안 되는 소리 같지만 짠테크에선 충분히 유효한 말이다. 발광다이오드(LED) 전등을 방과 거실, 화장실, 주방, 현관 등 여러 곳에 새로 설치하려면 몇십만 원의 구매 비용이 발생한다.

더 큰 문제는 설치다. 그래도 LED 전등 구매비와 설치 인건비는 투자할 가치가 있다. 수명도 길고 전기 사용량도 적은 LED 전등으로 교체하면 투자금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다.

단열 효과가 있는 커튼, 창호 유리 부착 필름도 같은 원리로 짠테크에 도움이 된다. 당장은 사고 설치하는 데 돈이 들지만 길게 보면 매달 나가는 고정지출을 아끼는 길이다.

실천하기 귀찮고 구차하다는 생각은 접어두자. 무관심했던 고정지출 줄이기를 실천하면 관리비ㆍ생활비에서 남는 현금이 생긴다. 일년 씨앗, 고정지출 줄이기 실천에 도전해보자.

이대표

이대표

대왕소금은 회원 74만 명의 짠돌이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본명은 이대표. 짠돌이 회원들의 돈 모으기와 내 집 마련의 멘토로 활동 중이다.
mmnix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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