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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재의 밀담] 뜨면 전세계 커버···'폭격기 종결자' 美 B-21 곧 시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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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군의 스텔스 전략폭격기 B-2 스피릿이 한반도에 나타났다는 소식만 알려져도 북한의 관영매체는 말폭탄을 쏟아내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공개 행사를 꺼린다. 그런데 미국은 이 폭격기의 후계자를 벌써 준비 중이다.

B-21 레이더 스텔스 폭격기. [사진 노스럽 그루먼]

B-21 레이더 스텔스 폭격기. [사진 노스럽 그루먼]

8일 미국의 군사전문 매체인 더 드라이브에 따르면 미 공군 제412 시험비행단의 칼 섀퍼 준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앤틸로프 밸리의 지역 행사에서 “처음으로 이 자리에서 B-21가 에드워즈 공군 기지에서 테스트를 거칠 것이란 사실을 공표한다. B-21은 에드워즈 공군기지로 오고 있으며 조만간 이곳에서 시험비행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드워즈 공군기지는 미 캘리포니아주에 있다.

B-21은 미 공군이 2014년 시작한 장거리 폭격기(LRS-B) 계획에 따라 개발 중인 폭격기다.  2015년 노스럽 그루먼이 B-21 개발 계약을 따냈다. 노스럽 그루먼은 B-2를 만든 미국의 방산업체인 노스럽이 또 다른 방산업체인 그루먼과 합쳐 만들어진 회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에드워즈 공군 기지. [사진 미 공군]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에드워즈 공군 기지. [사진 미 공군]

이 폭격기는 2016년 9월 21세기 첫 폭격기라는 의미에서 B-21이라는 제식명이 붙여졌다. ‘습격자’란 뜻의 레이더(Raider)가 별명이다.

미 공군은 2025년까지 개발을 마치고 초도작전능력(ICO)을 확보할 계획이다. 초도작전능력은 군사 장비가 작전에 투입될 수 있는 최소한의 능력을 뜻한다. 모두 100대를 생산할 예정이며 미 공군은 175~200대까지 수량을 늘려 B-2는 물론 B-1 랜서까지 대체하려는 게 미 공군의 계획이다.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사진 미 공군]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사진 미 공군]

구체적 스펙은 아직 비밀사항이다. 다만 생김새는 B-2와 비슷하며 크기는 B-2보다 조금 작아진 듯하다. B-21은 무인기 기술이 발전하면서 마지막 유인 폭격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각종 첨단기술이 집약됐다. 미 공군은 B-21이 미 본토에서부터 전 세계를 커버할 수 있는 성능을 요구했다. 최고의 스텔스 기능은 기본이다. 또 핵무기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고성능 센서와 레이더가 달려 스텔스 정찰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B-21이 최첨단 폭격기이지만 미 공군은 관련 비용을 최대한 억제하려고 한다. 가능한 생산비를 5억5000만 달러(약 5900억원)대로 묶으려는 것이다. 그래서 B-21의 엔진을 스텔스 전투기인 F-35 라이트닝II의 것(프랫&휘트니 F135)으로 쓸 예정이다. 군사전문 자유기고가인 최현호씨는 “B-2의 경우 워낙 비싸 20대밖에 배치하지 못했다. 그 교훈을 바탕으로 미 공군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기술보다 기존 기술을 활용해 개발속도를 빠르게 하며 개발비용을 줄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B-21 레이더 스텔스 폭격기. [사진 노스럽 그루먼]

B-21 레이더 스텔스 폭격기. [사진 노스럽 그루먼]

1997년 배치되기 시작한 B-2는 당초 132대를 생산할 예정이었지만 냉전이 끝나면서 국방비가 줄어 21대 생산에 그쳤다. 그중 1대는 사고로 잃었다. 현존하지 않는 신기술을 요구하면서 개발비가 늘어 1대의 가격은 2조원 가량이다. 한 때 ”같은 무게(71t)의 금보다 비싸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래서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게 미 공군의 의도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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