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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개그맨 이모씨에게 고2때 성폭행 당했다" 미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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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 이미지. [사진 픽사베이]

미투 운동 이미지. [사진 픽사베이]

한 여성이 지상파 방송국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인기를 끌었던 개그맨 이모씨가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고발했다.

6일 SBS funE 측은 "고등학교 2학년 때 개그맨 이 씨의 집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 A씨의 주장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2005년 8월, 유학생이었던 A씨는 방학을 맞아 한국을 찾았고 지인을 통해 이씨를 알게 됐다. 당시 A씨는 고교 2학년이었고 이씨는 24살이었다.

A씨는 "이씨가 개그맨인 건 알았지만 유명한 사람인지는 몰랐다"며 "이씨가 '언제 밥 먹자'며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이씨는 "밥 먹자"며 A씨를 자신의 오피스텔로 불러들였다. 이유는 "연예인이라서 밖에서 먹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A씨는 "등촌동에 있는 오피스텔이었어요. 방 하나에 부엌이 있는 원룸이었고 긴 형태의 집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처음에는 옷을 접어달라고 하기에 조용히 접고 있었는데, (이씨가)'이리로 와봐. 같이 TV 보자'고 했고, 일이 벌어졌다"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이씨는 A씨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며 "외국에 살다 왔으니까 이런 (성)경험 많지?"라고 물으며 성관계를 시도했다. A씨는 "당시 입었던 속옷 색깔이며, 내가 첫 경험이라는 걸 알고 난 뒤 천연덕스럽게 했던 그의 행동들이 다 기억이 난다"면서 "그가 피가 묻은 제 옷을 세탁하면서 화장실에 가서 씻으라고 했고, 처음 일어난 상황에 놀라서 화장실에서 뒤처리를 했다"고 고백했다.

이후 A씨는 성인인 언니의 주민등록증을 이용해 사후피임약을 처방받았다. 그리고는 가슴 속에 이 사건을 묻었다고 말했다. A씨는 당시 신고를 하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서 "부모님에게는 차마 얘기할 수 없었다. 신고를 하면 부모님이 나를 보고 너무 힘들어할 것 같았다. 산부인과에 동행해준 단 한 명의 친구를 제외하고 이 사건에 대해 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씨는 SBS funE에 "A씨가 미성년자인지 몰랐으며, 호감이 있었기 때문에 관계를 가졌을 뿐이다. 당시에 성폭행이라는 생각을 했다면 내가 왜 다시 연락을 했겠나"며 "그날 일을 그분이 그렇게 기억하는지 몰랐다. 그것 때문에 힘들어했다면 그건 내가 사과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할 수 있다면 오해도 풀고 싶다. 최근 터져 나오는 기사들을 보며 미투운동에 지지하는 입장이었는데 내가 그 대상자로 지목됐다는 점에 매우 놀랐다.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고 답했다.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는 "최초에 A씨를 만난 곳 자체가 술집이었다. '혹시 미성년자가 아닐까'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고, 만약 미성년자인 사실을 알았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연예인 신분에 A씨를 계속 만났겠나"고 말했다.

이어 "당시 A씨와 만남을 가지다가, 이후 미성년자임을 안 후로는 깜짝 놀라 연락을 끊고 만나지 않았다"며 "남녀가 자연스럽게 만나 교제하고, 그런 사이에서 나눈 감정들이 13년이 지나 미성년자를 성폭행 한 것으로 둔갑되어 버린것이 '미투'인가"라고 토로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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