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오는 美 안보부장관, 북미접촉?해상차단 압박?

중앙일보

입력 2018.03.06 06:00

평창 패럴림픽에 미국 대표단장으로 참석하는 커스틴 닐슨 미 국토안보부 장관(왼쪽).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기관 관계자들과의 라운드테이블에서 닐슨 장관을 바라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평창 패럴림픽에 미국 대표단장으로 참석하는 커스틴 닐슨 미 국토안보부 장관(왼쪽).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기관 관계자들과의 라운드테이블에서 닐슨 장관을 바라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5일 특별사절단의 방북으로 북·미 대화 성사를 위한 정부의 본격적인 노력이 시작됐다. 평창 겨울 올림픽 개회식과 폐회식을 계기로 추진됐던 북·미 접촉 기회는 날아갔지만, 패럴림픽을 계기로 한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

이번 특사단의 평양행에 화답하는 의미로 북한이 패럴림픽 개회식(9일)에도 고위급 대표단을 보낼 것을 정부는 내심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커스틴 닐슨(46·여) 국토안보부 장관이 대표단을 이끌고 패럴림픽 개회식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특사단이 북한의 비핵화 대화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물을 얻어낸다면 패럴림픽 개회식을 계기로 세번째 북·미 접촉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꼭 고위급 접촉이 아니라 실무자급에서 접촉이 이뤄지더라도 북·미 간 탐색적 대화 개시를 위한 양측의 입장을 맞춰보는 것은 가능하다.

대테러, 이민 등 업무를 주관하는 닐슨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임무를 부여받고 한국에 오는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닐슨 장관은 워싱턴에서 백악관과 직접 통하는 이너 서클 그룹으로 분류된다. 그는 사이버 보안 전문 변호사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뒤 인수위에 합류했다. 백악관 실세인 존 켈리 비서실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첫 국토안보부 장관을 맡았을 때 비서실장으로 일했고, 켈리 실장이 백악관으로 자리를 옮기자 함께 백악관에 들어가 그를 보좌한 최측근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켈리 실장의 후임으로 국토안보부 수장을 맡았고, 이민 업무 주무 장관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규제 정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닐슨 장관을 트럼프 대통령의 ‘맹렬한 옹호자’로 표현하기도 한다. 닐슨 장관이 주무 업무와 무관하게 북핵 문제에 있어 중요한 메시지를 들고 올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미 재무부가 지난달 공개한 북한의 선박 간 불법 환적 장면. 북한 선박 금운산 3호에 불법 유류 공급을 하다 적발된 코티호는 현재 평택항에 억류돼 조사받고 있다. [미 재무부 홈페이지]

미 재무부가 지난달 공개한 북한의 선박 간 불법 환적 장면. 북한 선박 금운산 3호에 불법 유류 공급을 하다 적발된 코티호는 현재 평택항에 억류돼 조사받고 있다. [미 재무부 홈페이지]

특히 외교가에는 닐슨 장관이 대북 압박 강화 필요성을 제기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미국이 지난달 23일 해상 차단(maritime interdiction)에 중점을 둔 역대 최고 수준의 대북 독자 제재를 발표할 때 주무부처에 재무부와 국무부 뿐 아니라 이례적으로 해양 경비대(Coast Guard)도 합류했다. 해양 경비대는 닐슨 장관이 이끄는 국토안보부 산하에 있다.

로이터 통신은 제재 발표 직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선박 간 불법 환적 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해양 경비대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한국, 일본, 호주 등과 협의중”이라고 보도했다. 군함을 배치할 경우 군사 작전인 해상 봉쇄(naval blockade)로 인식돼 북한은 물론 중국이나 러시아도 반발할 소지가 크기 때문에 해양 경비대를 동원하겠다는 취지다. 해양 경비대는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와 함께 미군을 구성하는 5군이다. 인명 구조, 해양 밀입국 단속 뿐 아니라 범죄자 추적, 마약 거래 단속 등 실제 경찰력을 행사하는 조직이다.

외교가 소식통은 “여러 각료 중 한반도 업무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닐슨 장관을 한국에 보내는 것은 한국도 의심 선박 수색 등 해상 차단 강화에 협력해달라는 요청을 하거나, 코스트 가드 배치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신호를 발신하려는 게 목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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