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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출근, 위성오피스,인터벌 근무…日기업들,생산성에 사활

중앙일보

입력

 시차출근제와 위성오피스, 화상통화 근무,인터벌 근무…. 

일본 기업들이 직원들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사활을 걸고 짜내는 아이디어들이다.

세븐 일레븐,출근시간 고르는 시차출근제 도입 #히타치제작소, 집 근처 위성오피스 3배 확충 #후지쯔,전사원 상대로 화상 재택근무 실시 #기린,퇴근부터 출근까지 최소 11시간 확보 #닛케이 "일본 전체의 생산성 향상 가능성" #반면 아베총리의 일하는 방식 개혁엔 제동

일본의 대표적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세븐 앤 아이 홀딩스'가 직원들을 상대로 시차출근제를 실시할 예정이다.[중앙포토]

일본의 대표적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세븐 앤 아이 홀딩스'가 직원들을 상대로 시차출근제를 실시할 예정이다.[중앙포토]

편의점 ‘세븐 일레븐 재팬’ 등을 운영하는 일본의 ‘세븐 앤 아이 홀딩스’는 3월부터 일본 국내에서 근무하는 사원의 30%에 해당하는 1만명을 대상으로 ‘시차출근제’를 도입한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오전 8시와 9시,10시 가운데 출근시간을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제도로, 1주일치의 출근 시간을 상사에게 미리 보고하면 육아 등 자기 사정에 맞춰 출근시간을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다.

언제 출근하더라도 하루 근무시간은 7시간 45분으로 같다.
이 회사는 이미 지난해 여름 약 1600명을 대상으로 이 제도를 시험운영했다.
그 결과 오전 8시와 10시를 선택한 직원들의 경우 시간외 근무시간이 과거보다 20~30% 줄었다.
저녁일이 많은 직원은 출근시간을 늦춤으로써, 동료들과 협업을 하는 직원들의 경우엔
근무시간을 서로 조정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
 회사는 시차출근제의 도입이 회사 전체의 시간외 근무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특히 정시(오전 9시) 출근만 허용됐을 때엔 상사보다 먼저 퇴근하기가 쉽지 않았으나, 출근 시간이 조정되면서 쓸데 없는 퇴근 신경전도 줄었다는 것이다.

세븐 앤 아이 홀딩스는 3월엔 그룹 본부 사원 500명을, 4월 이후엔 ‘세븐 일레븐 재팬’ 사원 9000명을 추가로 이 제도에 동참시킨다는 계획이다.

‘손해보험 재팬 일본흥아’는 2017년 11~12월 시차출근제를 이용한 사원이 2년전과 비교해 70% 늘어난 2100명이나 됐다. 화상전화 등을 활용한 재택근무인 ‘텔레워크’까지 활용하면서 회사 전체의 노동시간이 1년사이 10%정도 줄었다.

지난해 10월 시차출근제를 도입한 도쿄 도시마(豊島)구청도 이른 아침이나 저녁 시간대의 불필요한 회의가 없어져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닛케이는 “시차출근제를 도입하는 회사가 늘어나면 대도시권에선 전철 혼잡과 그로인한 운행 지연 등이 줄어들 수 있고, 승용차 출근이 많은 지방에선 도로정체를 줄일 수 있게 돼 물류 등 사회 전체의 효율 증대로 연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총무성 자료에 따르면 일본 직장인들이 출근을 위해 소비하는 평균 시간은 1시간 17분으로 유럽에 비해 50%이상 길다.

이 때문에 회사가 아니라 자택에서 가까운 ‘위성 오피스’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직원들을 배려하는 회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전기·전자기기 제조업체인 히타치제작소는 그룹의 사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위성 사무소'를 도쿄도와 가나가와(神奈川)현의 8곳에 만들었다. 이곳에서 일할 수 있는 좌석은 300석 수준인데, 이를 곧 900석까지 늘리기로 했다.

사무용품 전문업체인 코니카미놀타 역시 영업사원들이 회사로 돌아오는 데 소비하는 시간 등을 아낀다는 차원에서 위성 오피스 근무제를 확충할 계획이다.

ICT업체인 후지쯔의 경우 2017년부터 3만5000명의 사원들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화상전화 등을 이용한 자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음료업체인 기린은 전날 퇴근으로부터 다음날 출근까지 11시간 이상의 시간차를 두도록 하는 '인터벌 근무제'를 2월부터 도입한다.

닛케이는 “시간이나 장소를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는 ‘일하는 방식’의 개혁이 확대되면 일본 사회 전체의 생산성 향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청와대 사진기자단]

아베 신조 일본 총리.[청와대 사진기자단]

◇아베의 일하는 방식 개혁은 제동=반면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일본 정부 차원의 '일하는 방식 개혁'엔 제동이 걸렸다.   

 아베가 추진해온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 법안의 골자는 초과근무시간 상한 규제, 동일노동 동일임금, 성과 위주로 임금을 결정하는 ‘탈시간급 제도’, 재량노동의 대상 업무 확대 등이다.

하지만 이중 '실제로 일한 시간과 무관하게 미리 정해 놓은 시간 만큼의 임금을 노동자에게 주는' 재량노동제도 관련 법안이 잘못된 통계를 기초로 만들어졌다는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아베 정부와 자민당은 관련 법안의 시행 목표시기를 당초 내년 4월에서 2020년 4월로 1년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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