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리말 바루기] 모두 힘내자, 아리아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평창 겨울올림픽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면서 응원 열기도 고조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 팀을 응원할 때 특히 “아리아리”라는 구호를 많이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리아리’는 무슨 뜻일까.

그동안 누군가를 응원할 때 주로 써 온 구호는 “파이팅!”이다. ‘파이팅’은 영어 ‘Fighting’을 가져다 쓴 말로, 실제 영어권에서는 응원 구호로 사용하지 않는 말이다. 외국인이 들으면 ‘싸우자는 뜻인가’ 오해를 할 만한 단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파이팅’을 ‘응원하는 사람이 선수에게 잘 싸우라는 뜻으로 외치는 소리’ 등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한 ‘힘내자’로 순화해 써야 한다는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그러나 ‘파이팅’이 입에 붙어서인지 ‘힘내자’를 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한글문화연대는 그동안 ‘파이팅’ 대신 ‘아리아리’를 사용하자는 운동을 펼쳐 왔다. ‘아리아리’는 사전에 올라 있진 않지만 ‘없는 길을 찾아주거나 막힌 길을 뚫어준다’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평창올림픽 조직위가 ‘아리아리’를 인사말로 쓰기로 결정함으로써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강릉에서 열린 올림픽 행사에서 ‘아리아리’를 외치기도 했다.

당장은 ‘파이팅’이 더 많이 쓰일지 모른다. 그러나 ‘아리아리’를 자꾸 사용하다 보면 언젠가 ‘파이팅’을 넘어서는 날이 오지 않을까.

김현정 기자 nomad@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