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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피했더니… 英 왕세손빈 영화제 드레스에 찬반 시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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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영화 아카데미(BAFTA) 시상식에 진녹색 드레스 차림으로 참석한 케이트 왕세손빈.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영화 아카데미(BAFTA) 시상식에 진녹색 드레스 차림으로 참석한 케이트 왕세손빈. [로이터=연합뉴스]

검은 술띠를 두른 진녹색 드레스도 ‘블랙 논란’을 피하지는 못했다.

검은 물결 아카데미 시상식에 진녹색 드레스 차림 #"성폭력 캠페인 동참했어야" "충분히 메시지 전해"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아카데미(BAFTA) 개막식에 참석한 케이트 왕세손빈의 드레스 색깔이 갑론을박을 낳고 있다. 영화제 주최 측이 성폭력 방지 캠페인 차원에서 독려한 블랙 드레스 코드를 외면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케이트 왕세손빈은 이날 남편 윌리엄 왕세손과 함께 런던 로열 앨버트홀에서 열린 제71회 BAFTA 개막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로열 패셔니스타로 꼽히는 그가 이번에 선택한 드레스는 영국 디자이너 제니 팩햄의 무도회 가운이었다. 풍성한 진녹색 드레스는 오는 4월 셋째 출산을 앞두고 있는 케이트의 부른 배를 살짝 가려주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영화 아카데미(BAFTA) 시상식에 윌리엄 왕세손과 함께 참석한 케이트 왕세손빈(왼쪽). [AP=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영화 아카데미(BAFTA) 시상식에 윌리엄 왕세손과 함께 참석한 케이트 왕세손빈(왼쪽). [AP=연합뉴스]

하지만 영화제를 지켜본 팬들은 왕세손빈이 블랙 드레스를 입고 오지 않은 데 실망감을 표했다고 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이 전했다. 영화제 측은 행사 일주일 전에 ‘블랙 코드’를 안내했고 이날 대다수 여배우들은 지난달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때처럼 검은 물결을 이뤘다. 블랙드레스는 성폭력 고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및 성폭력 근절 캠페인 ‘타임스 업(Time’s Up)’에 대한 지지를 뜻한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아무리 왕실이 정치적 메시지를 표할 수 없다 해도 ‘성폭력 반대’가 정치적인 거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차라리 참석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극단적인 의견도 나왔다. 인디펜던트는 케이트가 2011년 왕실의 일원이 된 이래 처음으로 드레스 코드를 둘러싼 외교 논란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정치 중립이 불문율인 영국 왕실에선 공개석상에서 정치적 메시지로 간주될 수 있는 어떤 행동이나 발언도 금기시한다.

검은 옷차림의 가족들과 함께 BAFTA 시상식에 참석한 남우주연상 수상자 게리 올드만(왼쪽에서 넷째). [EPA=연합뉴스]

검은 옷차림의 가족들과 함께 BAFTA 시상식에 참석한 남우주연상 수상자 게리 올드만(왼쪽에서 넷째). [EPA=연합뉴스]

반면 일각에선 케이트가 드레스에 검은 술띠를 두르고 검은색 프라다 클러치를 든 것으로도 충분히 ‘메시지 동참’을 뜻했다고 반박했다. 켄싱턴궁 대변인 측은 이 같은 논란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케이트는 다음날 버킹엄궁에서 열린 런던 패션위크 행사 땐 검은색과 흰색 무늬가 섞인 드레스를 입었다.

BAFTA 시상식에서 모든 여배우들이 블랙을 선택한 건 아니다. 이날 ‘쓰리 빌보드(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프란시스 맥도맨드는 화려한 핑크 무늬 드레스를 입었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규칙에) 순응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편이다. 하지만 검은 드레스를 입은 나의 자매들과 연대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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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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