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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컬링 시작한 '마늘소녀들' 최강 캐나다 꺾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한민국 컬링 국가대표팀이 15일 오전 강원도 강릉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세션 2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8대6으로 승리를 거둔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강릉=뉴스1]

대한민국 컬링 국가대표팀이 15일 오전 강원도 강릉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세션 2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8대6으로 승리를 거둔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강릉=뉴스1]

취미로 컬링을 시작한 '의성 마늘소녀들'이 '컬링 최강' 캐나다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한국여자컬링대표팀(세계 8위)은 15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예선 1차전에서 캐나다(세계 1위)를 8-6으로 꺾었다.

한국은 5-4로 앞선 9엔드에 불리한 선공으로 나섰는데도 3점을 따내 스틸에 성공했다. 김은정이 8번째 스톤을 잘 배치했다. 점수를 따야하는 캐나다는 무리한 딜리버리로 오히려 3점을 잃었다.

대한민국 컬링 국가대표팀이 15일 오전 강원도 강릉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세션 2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작전을 논의하고 있다.왼쪽부터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은정. [강릉=뉴스1]

대한민국 컬링 국가대표팀이 15일 오전 강원도 강릉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세션 2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작전을 논의하고 있다.왼쪽부터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은정. [강릉=뉴스1]

한국여자컬링대표팀은 의성 여·중고 출신들로 구성됐다. 2006년 의성에 컬링전용경기장이 생겼다. 김영민(27)는 고1때 친구 김은정(28)과 방과 후 활동으로 컬링을 시작했다. 동생 김경애(24)는 컬링장에 물건을 건네주러 왔다가 얼떨결에 따라하게 됐다. 김경애가 학교 칠판에 '컬링할 사람 모집'이라고 적었는데, 김경애 친구 김선영(25)이 자원했다.

한국은 스킵 김은정·리드 김영미·세컨드 김선영·서드 김경애·후보 김초희(22)로 구성됐다. 컬링은 보통 스킵(주장)의 성(姓)을 따서 팀명을 붙인다. 한국은 김은정의 성을 따서 '팀 킴'이다.

레이첼 호먼(29)이 이끄는 캐나다는 '팀 호먼'이다. 지난해 세계여자컬링선수권에서 13전 전승으로 우승한 현 세계챔피언이다. 평창올림픽에 캐나다 대표로 출전했다.

대한민국 김선영이 15일 오전 강원도 강릉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세션 2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스톤을 밀고 있다. [강릉=뉴스1]

대한민국 김선영이 15일 오전 강원도 강릉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세션 2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스톤을 밀고 있다. [강릉=뉴스1]

캐나다는 컬링등록선수만 150만~200만 명에 달하는 '컬링의 나라'다. 반면 한국 컬링 등록선수는 700~800명에 불과하다.  한국은 지난달 캐나다에서 열린 '메리디안 캐나다 오픈 그랜드슬램 오브 컬링' 플레이오프 8강에서 팀 호먼을 7-4로 꺾었다. 취미로 컬링을 시작한 '의성 시골소녀'들이 또 한번 '세계 최강' 캐나다를 눌렀다. 의성군 인구는 5만3474명에 불과하다.

평균키가 1m60cm인 한국은 아기자기한 컬링으로 승리했다. 캐나다 선수들은 키가 1m70cm이 넘었다. 경기 후 김은정은 "몇 년 전부터 봐왔던 팀이고, 깨지기도 많이 깨져서 그러려니한다"며 웃었다. '팀 킴'은 '팀 호먼'과 상대전적을 4승4패로 맞췄다.

이날 홈관중들은 컬링을 딜리버리할 때 조용히해주는 매너를 지켰다. 샷이 끝난 뒤 "대한민국"을 외치기도했다.

15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한국과 캐나다 여자 컬링 예선 1차전에서 캐나다를 제압한 한국 선수들이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15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한국과 캐나다 여자 컬링 예선 1차전에서 캐나다를 제압한 한국 선수들이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여자부는 10팀이 예선에서 한 번씩 맞붙는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4강 진출팀을 가린다. 한국은 15일 오후 8시 일본과 2차전을 치른다. 일본은 이번대회에서 2승을 기록 중이다.

한일전에 대해 김민정 감독은 "많은분들이 '상대가 캐나다라서 어떤가, 한일전은 특별한가'라고 묻는다. 상대가 누구든 중요하지 않다. 우리 것에만 집중하려하고 있다"며 "안정적으로 4강 플레이오프에 가려면 7승이 제일 안전하다. 6승까지는 해줘야한다. 한게임한게임 최선을 다하는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김영미와 김경애는 친자매다. 일본의 요시다 지나미와 요시다 유리카는 자매다. 일본 자매선수와 맞대결에 대해 김영미는 "특별히 악감정이 있는것도 아니고 다음경기를 해야한다. 한게임 한게임 지고 싶다는 생각은 없고 이겨야한다"고 말했다.

대회 전 '의성에서 특산물 마늘만큼 유명인사 아니냐'는 질문에 김은정은 "저희가 평창에서 마늘보다 유명해질 수 있을까요"라며 웃었다. 아직 첫 경기지만 그들은 의성 마늘보다 더 유명해질 수도 있다.

강릉=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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