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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 “그토록 미워했던 황교안 전 총리를 만났습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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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 페이스북]

[사진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 페이스북]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황교안 전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서로 생각은 달라도 이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황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에 참여했다며 “개막식에 제가 극도로 싫어하는 정치인들이 보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보았다”고 밝혔다.

그는 “개막식장으로 이동하는 버스에 황 전 총리와 함께 탔다. 얼굴을 보기도 싫었다”며 “그가 권한대행일 때 욕을 참 많이 했다. 나더러 집안이냐고 물으면 ‘우리 집안에 그런 인간 없습니다’ 하고 짜증부터 냈다”고 적었다.

그러나 개막식 끝나고 돌아오는 버스에서 황씨는 황 전 총리에게 먼저 말을 건넸다고 한다. 그는 ”제가 황교익입니다. 기자들도 가끔 헷갈려 하는”이라고 하자 황 전 총리가 옆자리에 앉았다고 전했다. 황 전 총리 역시 ‘황교익 권한대행’으로 나간 오보에 대해 언급하며 “아무나 하는 대행이잖아요. 황 선생도 대행 정도는…”이라며 웃었다.

“요즘은 일도 다 내려놓고 마음만은 편안하겠습니다”라는 황씨의 말에 황 전 총리는 “저와 같이 일했던 분들이 그러고 있는데 편안할 수 없지요”하며 침울하게 말했다고 한다.

황씨는 “집으로 돌아오며 제가 왜 그토록 미워했던 황 전 총리와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말을 나누었는지 스스로 돌아보았다”며 “남북단일팀 입장의 효과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로 죽이는 전쟁을 치렀지만, 핏줄은 핏줄이다. 서로 생각은 달라도 이웃”이라며 “싸울 땐 싸우더라도 우리 이웃이고 핏줄이라 생각하면 서로 어울리지 못할 것은 없다는 마음이 생겼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 전 총리가 그때 한 일은 저는 이해할 수 없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다”면서도 “그렇다고 인간적인 미움까지 가질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가 편안하길 바란다”고 덕담을 전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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