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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의 피겨 왕자, 하뉴가 강릉에 떴다

중앙일보

입력

1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훈련하고 있는 일본의 하뉴 유즈루.[강릉=연합뉴스]

1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훈련하고 있는 일본의 하뉴 유즈루.[강릉=연합뉴스]

'피겨 왕자' 하뉴 유즈루(24·일본)가 강릉에 떴다. 취재진도 팬들도 하뉴를 따라 구름같이 몰려들고 있다.

하뉴는 이번 올림픽 최고 스타 중 하나다. 그는 4년 전 2014 소치올림픽에서 패트릭 챈(캐나다)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하뉴는 이제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2연패를 달성한 남자 선수는 1948년과 1952년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딕 버튼(미국)이 마지막이다.

하뉴는 빼어난 실력 못잖게 귀공자 같은 외모를 갖췄다. 지난해 강릉에서 테스트 이벤트로 열린 4대륙 선수권에선 하뉴를 보기 위해 4000여 명의 일본인 팬들이 몰려왔다. 하뉴의 입국에 맞춰 강릉에 온 주부 이노우에 준코는 "1년 전부터 강릉 숙소를 예약했는데, 하뉴가 무사히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입장권이 가장 먼저 매진된 종목도 남자 피겨 프리스케이팅이었다. 피겨는 공식연습도 티켓(3만원)을 판매하는데 이마저도 다 팔렸다. 연습에도 1000여 명의 팬이 몰렸고, 13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도 전 세계 2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하뉴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하뉴

하뉴는 2013~14시즌부터 2016~2017시즌까지 4년 연속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했다. 쇼트프로그램(112.72점)과 프리스케이팅(223.20점), 총점(330.43점) 최고점 기록도 모두 갖고 있다. 기술의 정확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갖춰 전 세계 팬들의 고른 응원을 받고 있다. 평창올림픽에서 여자 싱글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로 배정된 정재은 심판위원은 "근력도 뛰어나지만 여자선수 못잖은 유연성도 갖췄다. 스핀의 예술성도 뛰어나 높은 레벨을 수행하면서 가산점을 많이 받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하뉴의 금메달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지난해 11월 그랑프리 4차 대회를 앞두고 공식 훈련을 하다가 오른 발목을 다쳤다. 하뉴는 이후 모든 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올림픽 선발전을 겸한 일본선수권에도 불참했다. 그 사이 하뉴의 강력한 도전자 네이선 첸(19·미국)은 장기인 4회전 점프를 앞세워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을 거머쥐었다.

단체전 출전을 포기한 하뉴는 지난 11일에야 입국해 12일 첫 훈련을 했다. 그는 "부상 이후 2개월간은 스케이팅을 보기만 해서 힘들었는데 무사히 올림픽에 나오게 돼 기쁘다"며" 그간 부정적인 생각도 많이 했지만 결국 이렇게 여기 올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부상으로 훈련도 부족했다. 그는 "지난 2개월간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며 "3회전 점프는 3주 전, 4회전 점프는 2주 전 정도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단체전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는 차준환

지난 9일 단체전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는 차준환

한편 네이선 첸은 이날도 연습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첸은 단체전 쇼트 경기에서 점프 실수를 3번이나 저질러 80.61점(4위)에 그쳤다. 첸은 다소 어두운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한국 피겨의 희망 차준환(17·휘문고)도 첸과 함께 연습했다. 차준환은 "아직 감기 기운이 있다. 도핑에 걸릴 수 있어 독한 감기약을 먹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단체전 때보다 몸 상태가 더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릉=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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