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은 11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한 예술단 공연에서 예고 없이 무대에 등장해 '백두와 한나(한라)는 내 조국'을 불렀다. 현송월은 "목감기에 걸려 목 상태가 좋지 못하다"면서도 "단장인 체면을 봐서라도 박수를 크게 보내달라"고 말해 관객 호응을 유도하는 노련한 모습을 보였다. 현송월이 무대에 올라 부른 '백두와 한나(한라)는 내 조국'은 어떤 노래일까.
1. 한국 정부는 공연에서 이 노래를 빼달라고 요청했었다.
정부는 당초 이 노래를 공연에서 부르지 말 것을 요청했다. 이 노래에는 '태양 조선'(북에서는 김일성 민족으로 해석) 등 북한 김씨 일가를 찬양하는 가사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북한 측은 노랫말을 바꿔서라도 부르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결국 '태양 조선'이라는 가사는 '우리 민족'이라고 바뀌었다.
2. 일본 항의에도 현송월은 '독도'라고 개사했다.
현송월은 이 노래 가사를 '한나산도 독도도 내 조국입니다'라고 개사해 불렀다. 8일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린 북한 예술단의 공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일부 일본 보수 언론은 강릉 공연 당시 '독도'라는 가사를 문제 삼아 "북한이 올림픽을 정치에 이용한다"며 비판한 바 있다. 현송월은 비판에도 개의치 않고 또다시 '한나산도 독도도 내 조국'이라고 했다.
3. '광명성 3호 발사' 축하곡이었다.
이 노래는 북한이 장거리로켓 '광명성 3호' 발사에 성공한 직후 열린 2013년 모란봉악단 신년 음악회의 첫 곡이었다. 당시 무대에서는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모형이 오르기도 했다. 북한 공연·예술 전문가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13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북이 이 노래를 부른 건 자주 통일을 부각해 한·미 관계를 이간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현송월이 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지켜보던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연신 눈물을 훔쳤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흐뭇한 미소를 보였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