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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옻칠한 접시, 돌탑형 수납함… 전통·현대 어울려 눈에 띄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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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지난해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작가 20명을 지원해 개발한 공예디자인 상품들. 한옥에 사는 방송인 마크 테토는 직접 꾸민 실내 공간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개발 상품을 배치했다(오른쪽 아래). [사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지난해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작가 20명을 지원해 개발한 공예디자인 상품들. 한옥에 사는 방송인 마크 테토는 직접 꾸민 실내 공간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개발 상품을 배치했다(오른쪽 아래). [사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공예품으로 홈퍼니싱
새해를 맞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홈퍼니싱(Home Furnishing)’을 시도하는 사람이 많다. 홈퍼니싱이란 식기·소품·커튼·가구 등으로 집 안을 꾸미는 것을 말한다. 큰 공사는 필요하지 않다. 오롯이 자신만의 취향이 담긴 제품들로 주방·거실 등을 채운다. 올해엔 전통 요소가 가미된 제품으로 기품 있는 집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공예디자인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공예디 자인 상품에 대해 알아봤다.

한국 전통 소재·공예기법 #현대 디자인 접목한 상품 #집 분위기 살리고 실용적

삭막한 아파트 공간에 한국 전통 요소를 놓고 싶어도 공예 전문가가 아닌 이상 어디에서 어떻게 공예 제품을 찾아야 할지 고민된다. 이들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공간은 대체로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상점이나 소수의 전문 디자인숍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보가 부족할 때는 공공기관에서 선정한 우수 상품이 있는지 살펴보면 유용하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2013년부터 매년 한국 전통 소재와 공예기법에 현대 디자인을 접목한 상품을 개발하고 이에 참여하는 작가를 발굴·선발하는 ‘공예디자인 상품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땐 10명의 작가를 발굴해 29종의 공예 상품을 선보였고 지난해에는 20명의 작가를 발굴해 150종의 상품을 내놨다. 이 사업에 선정된 작가들은 각 분야 전문 작가들로, 총 5회에 걸친 워크숍에 참여하며 완성도 높은 공예디자인 상품을 개발한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매년 발굴

작가들이 제작한 상품은 대부분 주방과 거실, 방 안 곳곳에 놓고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제품들이다. 크게 주방 용품과 장식품으로 나눌 수 있는데 모두 일반 디자인 제품과 달리 한국 전통 요소가 더해진 것이 특징이다. 장성우 작가는 금속에 옻칠을 더한 새로운 스타일의 ‘옻칠 타원형 접시’를 선보였다. 장 작가는 금속 표면에 칠을 올리고 특정 온도로 구워 도막을 만든 후 그 위에 명주를 붙이고 색칠(色漆)을 해 접시를 만들었다. 실용적이면서 생산이 편리한 전통 옻칠 상품을 만들기 위해 고안된 제품이다.

식물 형태를 띤 수저 받침도 나왔다. 정소영 작가가 개발한 ‘도자기식물원’의 모든 제품은 식물 모양에서 디자인 모티브를 얻어 제작됐다. 로즈메리를 연상케 하는 수저 받침부터 모과·떡갈나무잎 모양의 접시까지 다양하다. 녹색과 갈색 중심인 이 상품을 식탁 위에 올려놓으면 마치 숲속에서 식사하는 듯한 분위기를 나타낼 수 있다.

주방을 벗어나 집 안 곳곳에 놓을 수 있는 상품도 있다. 김규태 작가의 ‘매스웨어 온 더 데스크’는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데스크 제품이다. 마치 옛 기와를 생각나게 하는 이 상품은 흙덩어리를 깎아서 형태를 만든 후 전통 기와 소성기법으로 구워내 만들었다. 표면에는 유약을 바르지 않고 나무가 불완전 연소할 때 발생하는 탄소로 자연스럽고 멋스러운 흑색을 입힌 것이 특징이다. 상품 곳곳에는 이끼를 넣어 싱그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통 풍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수납함도 있다. 이혜주 작가의 ‘씨스톤’은 돌담을 쌓아 올리거나 돌을 얹어 소원을 비는 풍습에서 착안한 돌 모양의 수납함이다. 이 작가는 돌이 쌓여 있는 형태를 재해석해 여러 색상과 소재를 활용, 색다른 생활 속 상품을 만들었다. 소비자는 크기가 다른 돌 모양의 수납함을 구입해 돌을 쌓듯이 올려 놓을 수 있다. 화병도 있다. 이지원 작가의 ‘삼발화병’은 마치 땅 위에 세 발로 사뿐히 서서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는 동물의 모습을 띤다. 이러한 형태의 도자기는 고대 동물 형상 토우나 토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여기에 현대적 감성을 더한 것이 삼발화병이다. 소비자는 동물 형태의 도자기에 꽃을 꽃아 생동감을 즐길 수 있다. 공예디자인 상품 개발은 올해도 진행될 예정이다. 작가가 선발되고 1여 년 동안의 제작 기간을 거쳐 내년 1~2월 새로운 상품이 소개된다.

보다 전통적인 분위기의 제품을 찾고 싶다면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개발하는 ‘전통문화유산 활용 상품’을 눈여겨보자. 유물 그림이 그려진 엽서부터 삼색 보자기, 떡살문 도자 수저 받침 등 다양한 품목이 마련돼 있다. 외국인 친구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선호하는 지인에게 선물하기 안성맞춤이다.

새로 출시된 공예디자인 상품

이송미정 ‘오나문도(娛娜紋圖)’ 궁중 회화 ‘일월오봉도’를 모티브로 제작된 제품으로, 삼베 천과 금속 장식이 세트를 이룬다. 쪽빛으로 염색된 삼베에 패턴화된 일월오봉도의 파도를 실크스크린으로 프린트해 발과 테이블 매트를 만들었다. 또 일월오봉도의 핵심 요소를 재구성한 자석, 배지, 수저 받침, 냅킨 링이 있다.

신영아 ‘뼈대 있는 친구들’ 전통 석탑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제품이다. 스테인리스 봉 뼈대에 블록들을 쌓아 올리는 형태로 끼우는 순서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유리관을 넣어 화병으로 사용하거나 모자를 거꾸로 꽂아 양초 받침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전하람 ‘독서여가도 테라피’ 스토리텔링을 접목해 2차원 회화를 도자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모티브는 겸재 정선의 자화상 ‘독서여가도(讀書餘暇圖)’다. 현대인의 휴식에 어울리는 차 도구세트, 향초볼, 인센스 홀더, 화병 등을 제작해 겸재의 정서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라예진 기자(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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