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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자의 미모맛집]39 바다만큼 화려한 사이판의 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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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4시간만 날아가면 닿는 사이판. 바다가 깨끗하고 치안도 좋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물가가 높다는 것. 필리핀이나 태국에서처럼 몇 천원으로 배가 두둑해지는 경험을 하긴 어렵다. 그러나 맛난 음식을 찾아다니는 재미를 놓칠 순 없다. 원주민인 차모로족 음식 문화부터 일본 식민지 시절의 영향이 음식 전반에 남아 있고, 지금은 미국령이어서 체인 레스토랑도 다양하다. 관광객이 아닌 현지인이 주로 가는 저렴한 맛집도 골목 구석구석에 숨어 있다. 사이판과 이웃섬인 로타·티니안 맛집도 소개한다.

사이판은 바다가 좋다. 그러나 바다만 좋은 건 아니다. 음식도 맛있다. 원주민 차모로족 음식문화와 일본, 미국, 중국 등 다양한 음식 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동남아시아보다 물가는 높지만 구석구석 찾아다니면 저렴한 맛집도 많다. [사진 김상구]

사이판은 바다가 좋다. 그러나 바다만 좋은 건 아니다. 음식도 맛있다. 원주민 차모로족 음식문화와 일본, 미국, 중국 등 다양한 음식 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동남아시아보다 물가는 높지만 구석구석 찾아다니면 저렴한 맛집도 많다. [사진 김상구]

사이판 

①새우요리의 모든 것 - 부바 검프

미국의 새우 요리 프랜차이즈인 부바 검프. 사이판 중심가인 가라판에 있다. 최승표 기자

미국의 새우 요리 프랜차이즈인 부바 검프. 사이판 중심가인 가라판에 있다. 최승표 기자

할리우드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영감을 받은 식당. 새우 요리로 유명한 프랜차이즈로, 미국 본토에만 점포가 30개 넘고, 하와이·홍콩·도쿄 등지에도 있다. 주문방식이 독특하다. ‘달려 포레스트 달려(Run Forrest Run)’라고 쓰인 파란색 표지판을 ‘멈춰 포레스트 멈춰(Stop Forrest Stop)’라고 쓰인 빨간색으로 바꾸면 직원이 멈춰 서서 주문을 받는다. 새우구이, 코코넛 새우튀김, 뉴올리언스식 새우볶음밥 등 메뉴가 다채롭다. 사이판 중심가인 가라판 한복판에 있다.

②태국으로 순간 이동 - 스파이시 타이 누들

스파이시 타이 누들은 점심에 가면 좋다. 쏨땀과 커리 등을 뷔페로 파는데 한국보다 훨씬 싸고 맛도 좋다. 쌀국수도 먹을 만하다. 최승표 기자

스파이시 타이 누들은 점심에 가면 좋다. 쏨땀과 커리 등을 뷔페로 파는데 한국보다 훨씬 싸고 맛도 좋다. 쌀국수도 먹을 만하다. 최승표 기자

아메리칸 기념공원 앞에 있는 정통 태국 식당이다. 불상이 서 있는 가게 정원부터 태국 국왕 사진이 걸려 있는 내부까지, 태국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다양한 태국 음식을 파는데 점심 뷔페 가격이 10달러로 저렴한 편이다. 볶음밥과 볶음면부터 갖가지 커리와 쏨땀(파파야 샐러드), 스프링롤과 닭 날개 튀김까지 원없이 먹을 수 있다. 국물이 맑고 깊은 맛이 나는 쌀국수도 추천할 만하다. 티웨이항공 탑승권을 보여주면 아이스티를 공짜로 준다. 정확한 가게 이름은 ‘스파이시 타이 누들 플레이스’다.

③부담없는 일식당 - 긴파치

사이판 가라판 중심가에 있는 일식당 긴파치. [사진 마리아나관광청]

사이판 가라판 중심가에 있는 일식당 긴파치. [사진 마리아나관광청]

일식당 긴파치는 메뉴가 다양하다. 참치 회도 추천할 만하다. [사진 마리아나관광청]

일식당 긴파치는 메뉴가 다양하다. 참치 회도 추천할 만하다. [사진 마리아나관광청]

1980년 문을 연 전통 있는 일식집이다. 일본인이 운영하며, 일본에서 요리를 공부한 총주방장이 음식을 책임진다. 벤토, 가쓰동, 라멘 등 간단한 일품요리부터 스시 세트, 바비큐 로브스터, 시푸드 바비큐까지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얼리지 않은 신선한 참치 회는 꼭 먹어봐야 한다. 로브스터 회도 판다. 저녁에 저렴한 꼬치구이에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도 많다. 사이판에서도 드물게 오전 7시부터 영업을 한다. 호텔에서 조식을 먹지 않는다면 찾아갈 만하다. 가라판 중심가에 있다.

④유일한 호텔 중식당 - 이스트 문  

켄싱턴 호텔 내 중식당인 이스트 문은 점심 뷔페가 인기다. 다양한 딤섬을 맛볼 수 있다. 최승표 기자

켄싱턴 호텔 내 중식당인 이스트 문은 점심 뷔페가 인기다. 다양한 딤섬을 맛볼 수 있다. 최승표 기자

사이판은 예부터 중국인 이주민이 많아 중식당도 흔하다. 한데 고급 중국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은 드물다. 특급호텔이 많지만 중식을 파는 곳은 단 하나, 켄싱턴 호텔 뿐이다. 중식당 ‘이스트 문(East moon)’은 요리사들이 직접 빚은 딤섬부터 쌀국수,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 찹쌀탕수육 등 다채로운 중국요리를 낸다. 점심은 뷔페, 저녁은 코스요리를 파는데 점심 뷔페가 특히 인기다. 켄싱턴에 묵지 않는 사람도 많이 찾는다. 켄싱턴은 식사와 레저시설 이용 등이 숙박료에 포함된 ‘올 인클루시브 호텔’이어서 호텔 투숙객은 추가 비용없이 이스트 문을 이용할 수 있다.

⑤현지인 놀이 - 스트리트 마켓

매주 목요일 밤마다 열리는 스트리트 마켓에 가면 싼값으로 현지인이 즐기는 다채로운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사진 김상구]

매주 목요일 밤마다 열리는 스트리트 마켓에 가면 싼값으로 현지인이 즐기는 다채로운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사진 김상구]

현지인과 어울려 싼값으로 원없이 먹고 싶다면 목요일 밤을 노려보자. 가라판 해안가 공터에서 매주 목요일 오후 6~9시에 장이 선다. 수많은 간이 매장이 들어서 거대한 푸드코트를 연상시킨다. 각종 꼬치와 딤섬, 즉석 오징어구이, 신선한 열대 과일 음료까지 저렴한 먹거리도 가득하다. 코코넛 가루와 설탕, 코코넛 밀크 등을 반죽한 뒤 바나나 잎에 싸서 구운 아피기기(Apigigi) 같은 사이판 전통음식도 맛볼 수 있다.

⑥소금 넣은 커피 - 차카페

사이판 가라판 한복판에 있는 차 카페. 최승표 기자

사이판 가라판 한복판에 있는 차 카페. 최승표 기자

가라판 대로변에 있는 차카페는 소금을 넣은 커피가 유명하다. 최승표 기자

가라판 대로변에 있는 차카페는 소금을 넣은 커피가 유명하다. 최승표 기자

사이판은 미국인데도 스타벅스가 없다. 맥도날드나 IHOP 같은 패스트푸드점은 있는데 체인 카페는 없다. 한데 가라판 대로변에 꼭 가볼 만한 카페가 있다. 바로 한국인에게 유독 인기인 차(Cha) 카페다. 빈티지한 내외부 디자인부터 인상적이다. 커피 맛도 좋다. 한국의 커피숍처럼 다양한 종류의 커피와 차, 빙수와 빵을 판다. 가장 인상적인 건 소금을 넣은 커피 ‘시 솔트 아메리카노(Sea salt americano)’다. 소금이 들어가 짭짤한 아이스아메리카노가 기본이고 마카다미아·아몬드 등을 넣은 커피도 있다.

티니안

⑦의외의 궁합 - JC카페 

티니안 최고의 인기식당 중 하나인 JC카페. 최승표 기자

티니안 최고의 인기식당 중 하나인 JC카페. 최승표 기자

미국식 프라이드 치킨과 김치볶음밥, 중국식 우동. 맛도 좋고 양도 많다. 최승표 기자

미국식 프라이드 치킨과 김치볶음밥, 중국식 우동. 맛도 좋고 양도 많다. 최승표 기자

관광객 북적대는 사이판과 달리 이웃섬 티니안은 어디를 가든 한갓지다. 섬 전체가 한바탕 축제가 끝난 뒤의 공연장처럼 고요하다. 식당도 많지 않은데 현지인의 사랑방 같은 공간이자 여행객에게는 필수 코스로 통하는 JC카페는 조금 다르다. 중심가인 산호세에 있는 식당 입구에는 이렇게 3개 국어가 쓰여 있다. “レストラン(레스토랑)”, “JC Cafe”, “식당 가라오케 술집”. 인테리어는 식당 같기도 하고 술집 같기도 하다. 메뉴는 한·중·일·양식을 아우른다. 녹말 푼 얼큰한 우동과 김치볶음밥, 프라이드 치킨을 먹어봤는데 각각의 맛도 준수했고, 무엇보다 양이 많았다.

로타  

⑧정성 가득 담긴 벤토 - 도쿄 엔

로타 송송빌리지 입구에 있는 도쿄엔에서 파는 벤토. 최승표 기자

로타 송송빌리지 입구에 있는 도쿄엔에서 파는 벤토. 최승표 기자

로타는 티니안보다 더 정적에 감싸인 섬이다. 섬 북쪽에는 혼자서 전세낸 듯 고요한 해수욕장이 많고, 남쪽은 절벽 지형이다. 차를 몰고 섬 구석구석 둘러본 뒤 해질녘에는 송송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송송 전망대를 가야 한다. 그리고 현지인이 가장 많이 사는 송송빌리지에 가서 저녁을 먹으면 된다. 마을 입구에 괜찮은 일식당 ‘도쿄엔(Tokyo en)’이 있다. 라멘과 벤토도 있고, 각종 생선 회도 판다. 벤토를 먹어봤는데 구운 소고기 몇 점과 신선한 참치 회, 육즙 품은 만두와 볶음 국수가 도시락 가득했다. 참치 회가 워낙 맛있어서 따로 시켜 먹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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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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