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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마이너스 통장 하나 더 늘었다…스위스와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

중앙일보

입력

한국의 외환 안전판이 더욱 튼튼해졌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통화 중 하나로 손꼽히는 스위스 프랑과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3년 만기, 100억 스위스프랑 규모 #지난해 중국과 통화스와프 연장에 #캐나다와 무기한ㆍ무제한 계약으로 #외환안전망 강화, 대외 신인도 제고

 한국은행은 9일 스위스 중앙은행과 100억 스위스프랑(약 106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만기는 3년이다. 만기가 도래한 뒤 양자 간 협의에 따라 연장이 가능하다. 협정 서명식은 20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와 관련해 “스위스와의 통화스와프 체결은 양국 간 긴밀한 유대관계의 바탕 위에서 금융협력을 한 차원 더 강화할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위스는 3대 국제신용평가사가 국가신용등급을 최고(AAA)로 평가한 나라다. 스위스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2월 기준 8112억 달러로 세계 4위 수준이다.
 스위스는 미국ㆍ유럽ㆍ영국 등 5대 기축통화국을 제외하면, 중국에 이어 한국과 두 번째로 통화스와프를 맺었다.

 지난해 중국과 통화스와프 연장에 합의하고 주요 기축통화국인 캐나다와 무기한ㆍ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데 이어 스위스와도 통화스와프를 맺으며 통화 안전망이 강화된 것이다.

통화스와프 체결 현황. 자료: 한국은행

통화스와프 체결 현황. 자료: 한국은행

 통화스와프는 계약 체결국끼리 특정 날짜나 기간(만기)을 정해 기간 내에 미리 약속한 환율에 따라 서로 통화를 교환하는 외환 거래다.

 유사시를 대비한 ‘적금’과 같은 외환보유액(1월말 기준 3958억달러)이 바닥나면 자국 통화를 상대방 중앙은행에 맡기고 그에 상응하는 외화를 빌려 쓸 수 있기 때문에 ‘외화 마이너스 통장’으로 여겨진다.

 특히 캐나다와 스위스는 미국ㆍ유럽ㆍ영국ㆍ일본 등 4개국과 2013년 10월 상호 무기한ㆍ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국가다. 캐나다에 이어 스위스와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면서 미국 등 기축통화국과 간접적으로 연결되는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됐다.

 캐나다와 스위스는 자국의 통화를 미국 달러와 유로화, 일본 엔화로 맞바꿀 수 있다. 한국은 이런 스위스 프랑과 캐나다 달러를 원화 바꿀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김동연 부총리는 “스위스와의 통화스와프 체결을 통해 우리 경제의 대외 신인도가 올라갈 것으로 생각되며 선진국이 한국 경제와 금융의 안정성을 인정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와의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제외하고 9일 현재 한국이 체결한 통화스와프 규모는 1222억 달러 수준이다. 한국은 현재 중국(3600억 위안ㆍ약 560억 달러)과 인도네시아(약 100억 달러)ㆍ말레이시아(약 47억 달러)ㆍ호주(약 77억 달러)와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통화스와프(약 54억 달러)는 지난해 10월 종료됐지만 양국이 연장에 합의한 채 구체적인 사항을 협의 중이다.

 또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및 중국ㆍ일본과 공동으로 만든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에서 384억 달러를 꺼내 쓸 수 있다.

 하현옥ㆍ성지원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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