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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헬기 타고 인공섬 보고 사륜구동차로 사막 질주 … 두바이는 짜릿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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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두바이 시내를 벗어나면 드넓은 사막이 나온다. 사륜구동차를 타고 모래언덕을 달리는 사막 사파리 투어는 두바이 여행 필수 코스다.

두바이 시내를 벗어나면 드넓은 사막이 나온다. 사륜구동차를 타고 모래언덕을 달리는 사막 사파리 투어는 두바이 여행 필수 코스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여행한다면 도심에만 머물러선 안된다.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보자. 두바이에서만 가능한 짜릿한 즐길거리가 널렸다. 헬리콥터를 타고 인공 섬을 굽어보고, 사륜구동차를 타고 사막을 질주할 수 있다. 아이와 함께라면 중동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인 ‘두바이 파크 앤 리조트(이하 두바이 파크)’를 가보는 것도 좋다. 사막 한복판에서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 스튜디오 못지않은 대형 테마파크가 있다는 사실에 탄복하게 될 것이다. 하늘 청청하고, 바람 선선했던 2017년 12월 두바이에서 경험한 바다.

13조원 들인 인공섬 ‘팜 주메이라’ #하늘서 보면 야자수 감싼 초승달 #5개 테마파크 뭉친 ‘두바이 파크’ #무더위 피할 실내 놀이시설 많아

헬기를 타고 상공에서 굽어본 팜 주메이라.

헬기를 타고 상공에서 굽어본 팜 주메이라.

데이비드 베컴도 반한 섬 
높이가 주는 감흥은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 세계 최고층(163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 이야기다. 서울에도 현기증 나게 높은 빌딩이 있으니 말이다. 되레 인상 깊었던 건 ‘팜 아일랜드’였다. 두바이 정부가 관광·부동산업을 극대화하기 위해 2001년 착공한 인공 섬 프로젝트다. 섬 3개를 만들려던 야심찬 계획은 2009년 두바이 정부가 채무상환 위기를 맞으면서 제동이 걸렸다. 하나 유일하게 완공된 섬 ‘팜 주메이라’만 봐도 기가 막히다. 야자수 모양으로 만든 섬에는 현재 주택 4500채가 있는데 2008년 분양 개시 사흘 만에 모두 팔렸다.

팜 주메이라의 진면목을 보려면 하늘에서 굽어봐야 한다. 헬리콥터 투어가 인기인 이유다. 두바이 시내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팜 주메이라 가장 안쪽에 있는 아틀란티스 아쿠아벤처역에 내렸다. 모노레일 차창에 비친 섬이 생각보다 거대해 놀라웠다. 섬을 만들 때 콘크리트나 철제는 일절 쓰지 않고 모래와 바위만으로 5㎢ 면적을 채웠다고 한다. 섬 건설 비용은 자그마치 140억 달러(약 15조원).

신화 속 수중도시를 본딴 아틀란티스 호텔을 둘러본 뒤 헬기를 탔다. 조종사는 헬기를 북쪽으로 몰았다. 7성급 호텔 부르즈 알 아랍, 하늘을 찌르는 부르즈 칼리파 등 두바이 상징물이 하나둘 눈에 들어왔다. 인공 섬들이었다. 초승달이 감싼 야자수 모양의 팜 주메이라가 또렷했고, 미완의 섬인 ‘팜 데이라’와 세계 지도를 본딴 ‘더 월드’도 눈에 들어왔다. 하늘에서 굽어보니 어린아이가 만들 다 만 모래성 같았다. 문득 10년 뒤 인공섬의 미래가 궁금해졌다.

중동 최대 규모 테마파크
최근 두바이에 가족여행객을 사로잡는 시설이 생겼다. 중동 최대 규모 테마파크인 ‘두바이 파크’다. 여의도보다 조금 작은 2.3㎢ 사막 땅에 5개 테마파크와 호텔 하나가 들어섰다.

셰이크 제이드 로드를 따라 남서쪽으로 달리니 UAE 수도인 아부다비에 인접해 두바이 파크가 나타났다. 5개 테마파크의 관문인 ‘리버랜드 두바이’로 들어섰다. 1㎞에 이르는 인공 강 주변에 1950년대 미국 할리우드 거리, 프랑스 시골마을을 본딴 산책로가 조성돼 있었다. 여느 테마파크처럼 예쁜 건물들은 식당·카페·기념품숍으로 쓰인다.

레고로 만든 아부다비 셰이크 자이드 이슬람 사원. 레고랜드 안 미니랜드에 있다.

레고로 만든 아부다비 셰이크 자이드 이슬람 사원. 레고랜드 안 미니랜드에 있다.

강을 따라 한참 걸으니 레고랜드가 나왔다. 레고의 본산 덴마크나 미국·일본 레고랜드와 비슷하지만 ‘실내 미니랜드’는 전 세계에서 두바이에만 있다. 더운 날씨 때문이다. 파트마 알 무하이리 레고랜드 홍보매니저는 “방문객 중 중동 사람들이 유독 실내 미니랜드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레고 부품을 이용해 온갖 물건을 조립하는 공간부터 놀이기구, 워터파크까지 아이들 못지 않게 어른들이 더 즐거워보였다. 레고 덕후(매니어)는 해외에도 많나보다.

두바이파크에서 쿵푸팬더와 사진을 찍는 아랍 여성들.

두바이파크에서 쿵푸팬더와 사진을 찍는 아랍 여성들.

인도 영화를 주제로 한 ‘발리우드 파크’를 지나 도착한 곳은 ‘모션게이트’. 슈렉·쿵푸팬더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미국 애니매이션 테마파크인데 역시 실내 시설이 많았다. 세계 최초로 영화 ‘헝거게임’을 주제로 한 놀이시설도 있었다. 영화의 모든 시리즈를 흥미롭게 본 터라 더 눈길이 갔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영화 속 빵집소년 ‘피타’의 이름을 딴 베이커리까지 들여놓을 정도로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썼다. 롤러코스터와 VR 체험은 제법 아찔했다.

모래 언덕에서 본 일몰
누구나 사막을 동경하지만 사하라나 고비사막을 갈 순 없는 노릇. 두바이가 고마운 건 그래서다. 안전하고 접근성 좋은 사막을 품고 있어서다. 시내에서 1시간만 나가면 지평선 끝까지 모래언덕이 춤추는 장관이 펼쳐진다. 사막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비교적 저렴한 가격(1인 약 8만원)으로 여러 체험을 하고 싶다면 사막 사파리 투어가 제격. 기사가 숙소로 손님을 태우러 오고 데려다줘서 편하다.

오후 3시, 일행 5명을 태운 하얀색 도요타 랜드크루저가 호텔로 왔다. 정확히 1시간을 달리니 온통 황토색인 사막에 당도했다. 자동차가 하나둘 모여들더니 십여대가 정렬했다. 기사들이 일제히 차에서 내려 타이어 바람을 뺐다. 맹폭하게 차를 몰며 사막을 질주하 ‘듄베이싱(Dune bashing)’을 준비하는 거다. “아 유 레디?” 기사 압둘이 외쳤다. 이윽고 자동차가 롤러코스터처럼 모래언덕을 휘젓고 다녔다. 차가 전복될듯 스릴 넘쳤다. 오후 6시. 한참을 달리던 차들이 멈춰섰다. 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저마다 모래언덕에 자리를 잡고 하늘과 땅이 모두 붉게 물드는 장관을 넋놓고 바라봤다.

두바이 사막 사파리 캠프에서 아랍 전통춤을 추는 사람들.

두바이 사막 사파리 캠프에서 아랍 전통춤을 추는 사람들.

땅거미가 내려올 무렵 캠프로 이동했다. 아랍 유목민인 베두인족 캠프처럼 꾸민 공간이다. 양고기 바비큐와 커리를 먹고, 밸리댄스와 이집트 탄누라 댄스를 감상했다. 캠프 곳곳에는 아랍 의상을 입어보고 헤나 문신을 하고 물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사막마저도 테마파크처럼 꾸며놓은 게 ‘두바이답다’ 싶었다. 아랍문화와 사막을 맛보고픈 사람에게 이 정도면 제법 그럴싸한 ‘아라비안 나이트’ 아닌가.

팜 주메이라

팜 주메이라

◆여행정보

두바이는 한국보다 5시간 느리다. 화폐는 디르함을 쓴다. 1디르함은 약 300원. 에미레이트항공·대한항공이 인천~두바이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emirates.com)을 이용하면 두바이에서 더 알찬 일정을 만들 수 있다. 한국에서 오후 11시30분 출발, 오전 5시에 도착하며, 두바이에서는 오전 3시30분 출발, 인천에 오후 4시50분 도착한다. 헬기투어는 15분 약 23만원, 사막 사파리 투어는 약 8만원이다. 하나투어·인터파크투어 등 국내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두바이 파크(dubaiparksandresorts.com)는 하루에 테마파크 2곳을 이용하는 입장권을 추천한다. 285디르함(약 8만원). 두바이관광청 홈페이지(visitdubai.com/ko)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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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UAE)=글·사진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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