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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지청, ‘성추행 폭로’ 서지현 검사 사무실 없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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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고위간부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 우상조 기자

법무부 고위간부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 우상조 기자

검찰이 과거 성추행 사건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의 사무실을 치우고 서 검사와 함께 일하던 직원들도 재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검찰은 “서 검사가 복귀하면 인력과 사무실을 재배치하게 될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서 검사 측은 "일종의 보복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檢 “서 검사가 복귀하면 인력과 사무실 재배치 될 것”

7일 MBC에 따르면 서 검사가 소속된 창원지검 통영지청이 지난 5일 자로 배포한 검사 배치표에는 서 검사의 이름이 빠져있다. 대신 ‘파견·교육·휴직 및 기타’란에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8일까지 한 달간 병가를 낸 것으로 되어있다. 또한 통영지청은 병가 상태인 서 검사의 사무실을 아예 없애고 서 검사와 일하던 직원들도 모두 다른 검사에게 이동 배치했다. 사무실에 있던 서 검사의 짐은 정리해 관사에 가져다 놨다.

이에 대해 검찰은 “서지현 검사는 한 달 진단서를 제출하여 병가 중이고, 추가로 한 달 더 병가를 쓰겠다고 의사를 밝혔다”며 “수사관과 직원은 검사 없이 근무할 수 없어 다른 검사실에 배치하고, 사건기록도 2개월씩 방치할 수 없어 재배당했다”고 했다. 이어 “통영지청은 사무실 부족으로 창고와 대기실을 개조해 검사실로 사용하는 실정임을 고려하여 검사실을 재배치한 것”이라며 “서 검사 개인 물품은 본인이 직접 통영으로 내려와 정리할 수 없다고 전해 후배 여검사가 협의를 거쳐 정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 검사가 복귀하면 인력과 사무실을 재배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검찰 관계자는 “사건 관계인이 있어 사건을 계속 미뤄둘 수가 없어 재배당해 처리하고 있다. 서 검사에게도 이런 내용을 전달했고, 통영지청에 특별히 불쾌감을 표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 검사 측은 “짐을 뺐다는 통보만 받았을 뿐”이라며 “통영지청의 조치는 자신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일종의 보복 조치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앞서 서 검사는 지난달 29일 내부통신망 ‘이프로스(e-Pros)’에 올린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글에서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고 온 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이던 안태근 전 검사장으로부터 강제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안 검사로부터 사과도 받지 못했고 오히려 2014년 사무감사에서 검찰 총장 경고를 받았으며 2015년에는 원치 않는 지방으로 발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검찰 내 성추행 의혹을 조사하는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이 생겼고 서 검사는 지난 4일 11시간여 동안 조사에 임했다. 조사단은 안 전 검사장을 비롯한 의혹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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