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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공연 위해 北에 경유 3만L 보내려 했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금강산 남북합동문화행사와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 사전점검 차 방북한 우리측 선발대가 지난달 23일 금강산 문화회관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남북합동공연의 취소를 일방 통보했다. [통일부 제공=연합뉴스]

금강산 남북합동문화행사와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 사전점검 차 방북한 우리측 선발대가 지난달 23일 금강산 문화회관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남북합동공연의 취소를 일방 통보했다. [통일부 제공=연합뉴스]

정부가 북한에 경유 3만L를 보내기 위해 미국 측과 협상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은 복수의 한미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4일 예정됐던) 남북 합동 문화공연과 관련해 한국이 경유 3만L 제공을 계획했었다”고 7일 서울발로 보도했다. “(이 같은 계획을) 유엔 대북제재 결의의 예외로 하도록 미국과 조정 중인 가운데 북한이 공연 취소를 일방 통보했다”는 것이다.

아사히신문 복수의 한미관계 소식통 인용 보도 #"유엔 대북제재 결의 예외 인정토록 미국에 요청" #"미국은 북한내 감시, 남은 유류 회수 방안 등 원해" #만경봉호 입항 후 유류지원 요청…통일부 "검토 중"

신문에 따르면 북한에 보내려 한 경유는 공연에 쓸 발전기를 돌리기 위한 것이다.
아사히는 “한국 측은 금강산지구 시설 노후화로 발전용 경유 3만L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할 북한 예술단 본진을 태운 만경봉 92호가 6일 오후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에 입항해 불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할 북한 예술단 본진을 태운 만경봉 92호가 6일 오후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에 입항해 불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는 지난달 말 국내에 알려진 “1만L 정도를 보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던 내용보다 많은 양이다.

그러나 북한에 보내는 석유제품은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12월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를 통해 정유제품의 경우 연간 공급량을 기존 200만 배럴에서 50만 배럴(7945만L)로 대폭 줄였다.

한국 측이 미국에 이 같은 제재에서 예외로 인정할 것을 요구하자, 미국 측이 몇 가지 단서를 달아 협상 중이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북한에 보낸 경유가 군사용으로 전용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라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 내에서의 감시 방안, 사용 후 남은 경유를 한국으로 되갖고 오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달 29일 북측이 일방적으로 행사 중단을 통보하면서 한미 간 협상도 중단됐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7일 오전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 연안여객선터미널에 정박해 있던 만경봉 92호에서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등 예술단원들이 하선해 강릉아트센터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7일 오전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 연안여객선터미널에 정박해 있던 만경봉 92호에서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등 예술단원들이 하선해 강릉아트센터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부는 6일 오후 동해 묵호항에 입항한 만경봉 92호에 식자재와 기름, 전기 등을 제공하려다 대북제재 위반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이날 “현재 북측이 (편의제공을) 요청한 사실도 없고, 편의제공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일부는 이튿날인 7일엔 북한 측이 만경봉-92호에 대해 유류 지원을 요청했다고 공개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입항 후 그런 요청이 있었다"며 "정부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편의를 제공하는 것과 관련해선 미국 등 유관국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제재에 저촉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북한의 유류 지원 요청 규모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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