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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8일 열병식에 외신 초청 번복…대내행사로만 치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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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16일 북한이 김일성의 105번째 생일(태양절)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연 열병식에 등장한 대륙간탄도탄( ICBM) 추정 미사일. [연합뉴스]

지난해 4월 16일 북한이 김일성의 105번째 생일(태양절)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연 열병식에 등장한 대륙간탄도탄( ICBM) 추정 미사일. [연합뉴스]

북한이 8일 개최하는 건군절 열병식에 해외 언론의 방북 취재를 허용하지 않고 대내용 행사로만 치르기로 했다고 6일 대북 소식통이 밝혔다.
이는 지난해 4월의 태양절이나 2015년 10월의 건당 70주년 열병식 때 100여명 이상의 대규모 외신 취재단을 초청한 전례와 상반된다.
또 이번 열병식을 대내 행사로 치르기로 결정함에 따라 외국 인사의 참관도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 부주석이나 류윈산(劉雲山) 공산당 상무위원 등을 초청한 가운데 열병식을 치른 전례와 다르다.

"상부 방침 변경, 방북 취재 불가" 통보 #지난해 태양절 땐 대규모 외신 허용 #외국 인사 참관도 허용 않을 분위기 #"평창올림픽 참가, 외부 비판 의식한 듯"

미국, 유럽, 일본 등의 베이징 주재 해외 언론사들은 지난달 20일 무렵 주중 북한 대사관 관계자로부터 방북 취재 초청을 받았다.
대사관 관계자가 개별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곧 평양에 들어갈 수 있으니 비자 신청 준비를 해 두기 바란다”고 통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주 초반부터 갑자기 개별 언론사에 연락해 “상부 방침이 변경돼 방북 취재를 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평양에 지국을 운영하고 있는 AP통신이나 일본 교도(共同)통신 취재진도 비자 발급을 거부당해 방북 취재를 할 수 없게 됐다.
지난달 하순부터 이달 초까지 북한 당국의 승인을 받아 다른 내용으로 방북 취재를 한 일본의 한 민영 언론사 취재진도 “8일까지 체류 기간을 연장해 열병식을 취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해 철수한 상태다.

북한이 지난 2016년 5월 6일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를 앞두고 초청한 외신기자들이 평양 만수대의사당 앞에 모여있다. [중앙포토]

북한이 지난 2016년 5월 6일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를 앞두고 초청한 외신기자들이 평양 만수대의사당 앞에 모여있다. [중앙포토]

북한이 전례와 달리 이번 열병식을 대내 행사로만 치르기로 한 것을 두고 그 배경에 대한 추측이 무성하다.
초청을 받았다가 막판에 취소당한 일본 언론의 한 북한 담당 기자는 “평창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형성된 대화 분위기를 계속 이끌어가기 위해 외부의 비판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대륙간탄도탄(ICBM)급의 신형 미사일 등을 동원한 무력 과시로 내부 결속을 다지면서 최대한의 강경 무드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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