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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느님 제친 조세호, '무한도전'에 초심 불어넣는 메기 될까

중앙일보

입력

3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 정준하, 조세호, 유재석이 월미도에서 바이킹을 타는 등 집밖에서 겨울을 즐기는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무모한 도전' 등 프로그램 초기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사진 MBC]

3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 정준하, 조세호, 유재석이 월미도에서 바이킹을 타는 등 집밖에서 겨울을 즐기는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무모한 도전' 등 프로그램 초기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사진 MBC]

개그맨 조세호의 활약이 눈부시다. 예능 방송인 브랜드평판 조사 결과 유재석과 박나래를 제치고 1위로 떠올랐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는 2018년 1월 1일부터 2월 2일까지 한 달 동안 예능인 36명의 빅데이터 5878만여 개를 분석해 소비자 참여, 미디어, 소통, 확산을 측정한 결과 조세호가 브랜드평판지수 516만 3693으로 정상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03만 7424 대비 397.74% 급등한 것은 물론 지난해 12월 27위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사실 유재석이 1위를 빼앗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에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 활약해 연예대상을 받은 전현무가 1위를 차지했고, MBC 파업으로 ‘무한도전’ 제작이 중단되면서 가장 많은 1위를 차지한 것은 이상민이었다. 지난해 5월 SBS ‘미운 우리 새끼’의 인기에 힘입어 정상에 오른 이후 6번이나 1위를 차지했다. 채무에 시달리는 ‘궁상민’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이면서 ‘국민 예능’의 빈자리를 채워나간 것이다.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에 참석한 '무한도전' 멤버들. 조세호는 지난달 정식 합류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에 참석한 '무한도전' 멤버들. 조세호는 지난달 정식 합류했다. [연합뉴스]

‘무한도전’이 다시 정상을 탈환한 것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유재석ㆍ박명수ㆍ정준하ㆍ하하 등 기존 멤버가 아닌 새롭게 합류한 조세호가 그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2006년 시작해 12년째 이어지고 있는 장수 예능 프로그램에서 새 얼굴의 활약을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이 더 많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미 연예계 대세를 넘어 기득권이 된 기존 멤버들이 더이상 채워주지 못하는 ‘대한민국 평균 이하 여섯 남자들의 도전’이라는 본래 프로그램 콘셉트에 충실한 캐릭터로 다가온 것이다.

조세호가 '무한도전' 면접의 신 특집을 준비하기 위해 아버지와 모의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MBC]

조세호가 '무한도전' 면접의 신 특집을 준비하기 위해 아버지와 모의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MBC]

실제 조세호는 지난달 6일 합류 이후 방송된 특집마다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면접의 신’에서는 대기업 인사팀 임원 출신인 아버지의 과외까지 받으며 ‘프로 봇짐러’로서 간절함을 어필했고, 어떤 질문이 들어와도 ‘대답 자판기’답게 열과 성을 다했다. ‘1시간 전’에서는 기상캐스터 동장군으로 깜짝 분장해 영하 15도의 날씨의 출근길에서 시민들과 만났다. ‘웃기다’ ‘새롭다’ ‘춥다’ 같은 링크 분석 결과는 바로 이 때문이다.

가장 늦게 합류한 막내로서 험한 일을 자처하고 틈새가 생길 때마다 비집고 들어가 새로운 캐릭터를 획득하는 것도 남다른 능력이다. 매사 호통을 치거나 억울함을 표하는 등 하나의 캐릭터로 굳어지면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반면 새로운 에피소드마다 그에 맞는 면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것은 재능이기 때문이다. 3일 방송된 ‘집안이든 집밖이든’에서 자신의 집을 ‘집안’팀 멤버들에게 내주고 자신은 ‘집밖’팀 팀장을 맡아 한파를 헤치고 다니며 ‘보살’ 이미지를 추가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지난달 12일 '뉴스투데이'에 기상캐스터로 출연한 조세호. 동장군으로 분장해 날씨를 전했다. [사진 MBC]

지난달 12일 '뉴스투데이'에 기상캐스터로 출연한 조세호. 동장군으로 분장해 날씨를 전했다. [사진 MBC]

현재로서는 ‘해피투게더3’ 등을 함께 한 유재석이 ‘자기야’라고 부르며 남다른 친밀함을 과시하며 찰떡궁합을 과시하는 정도지만 앞뒤 안 재고 돌진하는 박명수와 티격태격 재미나 정반대 성격이지만 또래인 양세형과의 새로운 케미도 기대해볼 만하다. 멤버 간 관계가 탄탄해질수록, 부를 수 있는 별명이 많아질수록 무한도전으로서도 기획할 수 있는 에피소드가 다채로워지니 말이다.

이렇듯 전천후로 활약한 덕분에 다른 멤버들의 초심이 살아나는 효과도 가져왔다. 마치 미꾸라지로 가득 찬 어항에 메기를 풀어놓는 것처럼 기존 멤버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이다. 2015년 ‘식스맨’ 특집까지 하며 선발한 광희나 자연스럽게 그 빈자리를 메운 센스쟁이 양세형과는 달리 기죽지 않는 당당함이 돋보인다. “멤버들과 시너지가 내서 빨리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김태호 PD의 말이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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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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