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단위면적 당 등산객 수 세계 최고인 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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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윤의 산 100배 즐기기(15)

여성봉에서 바라본 오봉 [사진 하만윤]

여성봉에서 바라본 오봉 [사진 하만윤]

돌아보면 늘 그 자리에 있어 가치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가족이 그렇고 가까운 친구가 그렇다. 산도 마찬가지. 가까이 있어 언제든 오를 수 있으면 이내 익숙해진다. 그렇다고 가치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어느 순간 깨닫기 마련이다.

필자에게 도봉산이 딱 그렇다. 언제 어느 때 어디로 올라도 흐뭇한 경치를 선물해준다. 그래서 도봉산은 사시사철 등산객으로 붐빈다. 주말이나 휴일이면 더하다. 단위면적당 탐방객 수가 가장 많은 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는 것이 결코 흰소리가 아니다.

하산 후 도봉산역 근처에서 바라본 자운봉. 웅장함이 경건하기까지 하다. [사진 하만윤]

하산 후 도봉산역 근처에서 바라본 자운봉. 웅장함이 경건하기까지 하다. [사진 하만윤]

단위면적당 탐방객 수 세계 최고

주봉인 자운봉에서 남쪽으로는 거대한 만장봉과 선인봉이 병풍처럼 서 있고 서쪽으로는 유명한 다섯 봉우리, 오봉이 받치고 있다. 이번 산행은 경기도 송추를 들머리를 잡았다. 오봉매표소를 시작으로 송추남능선 방향으로 여성봉과 오봉을 지나 신선대로 갈 요량이다.

신선대는 사실상 도봉산의 정상이라고 할 수 있다. 주봉인 자운봉은 암벽 장비를 갖춰야 들어갈 수 있으니, 일반 등산객이 오를 수 있는 정상은 신선대인 셈이다.

오봉 매표소에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장비를 한 번 더 점검했다. [사진 하만윤]

오봉 매표소에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장비를 한 번 더 점검했다. [사진 하만윤]

필자와 일행은 오봉매표소에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겨울 장비를 한 번 더 점검하고 산으로 향한다. 겨울산행은 첫째도, 둘째도 안전이다. 가끔 등장하는 돌계단 오르막은 보기에야 운치 있지만 오르려면 호흡이 제법 가팔라진다.

몇 차례 돌계단을 지나면 여성봉에 다다른다. [사진 하만윤]

몇 차례 돌계단을 지나면 여성봉에 다다른다. [사진 하만윤]

그렇게 몇 차례 돌계단을 지나고 설핏설핏 언 눈길을 조심히 내딛고 오르면 이내 여성봉에 다다른다. 생긴 모양 때문에 여성봉이라 불리는 이 바위를 돌아 뒤쪽으로 들어가면 오봉과 북한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뷰포인트가 숨어있다.

여성봉 뒤쪽에 오봉이 바라보이는 멋진 뷰포인트가 있으니 놓치지 말길. [사진 하만윤]

여성봉 뒤쪽에 오봉이 바라보이는 멋진 뷰포인트가 있으니 놓치지 말길. [사진 하만윤]

날이 어지간히 춥지 않으면 이곳에 앉아 오봉을 바라보며 잠시 숨을 고르거나 좀 더 넉넉히 짬을 내 사색에 빠져도 좋으련만. 막걸리 한 잔 마시고픈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다시 길을 나선다. 오봉을 눈앞에서 보니 더 가까이서 보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오봉으로 향하는 길은 여성봉까지의 오르막보다는 가파르고 난간이 있으나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중계탑에서 조금만 내려서면 오봉이 손에 잡힐 듯 눈앞에 펼쳐진다. [사진 하만윤]

중계탑에서 조금만 내려서면 오봉이 손에 잡힐 듯 눈앞에 펼쳐진다. [사진 하만윤]

커다란 통신 중계탑이 보이면 곧 오봉이다. 정상을 돌아 오봉이 나란히 펼치는 뷰포인트에 서면 그 옆 북한산 인수봉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오봉은 멀리서 보면 마치 아이들의 공깃돌처럼 오밀조밀하나 가까이서 보면 그 거대함과 웅장함에 새삼 놀라게 되는, 반전을 선사한다. 그 봉우리 한 곳 한 곳에 맑고 차가운 하늘이 더 가까이 내려앉은 광경에 한동안 넋 놓는다.

주봉 능선 근처에서 도봉산과 북한산이 켜켜이 포개진 풍경을 만난다. [사진 하만윤]

주봉 능선 근처에서 도봉산과 북한산이 켜켜이 포개진 풍경을 만난다. [사진 하만윤]

오봉 아래 헬기장에서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고 다시 신선대를 향해 길을 나선다. 시야 왼쪽으로 사패산 정상이 쑥 들어온다. 그렇게 주봉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계단 길옆 신선대에 다다른다.

신선대에 오르면 도봉산 주봉 능선과 북한산 주 능선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사진 하만윤]

신선대에 오르면 도봉산 주봉 능선과 북한산 주 능선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사진 하만윤]

자운봉, 바위가 블록처럼

겨울에 신선대에 오를 때에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난간 경사가 가파른 데다 살얼음이 언 곳도 있기 때문이다. 정상에 오르면 손에 잡힐 듯이 위풍도 당당한 자운봉이 옆에 서 있다. 바위를 마치 블록처럼 쌓아 올려놓은 모양새가 기기묘묘해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다.

정상에서는 서울 강북지역과 경기도 의정부, 고양지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더불어 북한산을 향해 뻗은, 산행 내내 걸어온 산줄기며 사패산을 향해 뻗은 포대 능선과 사패 능선까지 선명하다. 북한산 주 능선도 골골이 눈앞에 드러난다. 이는 정상에서만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일 것이다.

다음엔 사패산에서 올라 신선대로 올까? 아니면 망월사에서 신선대로 오르는 건 어떨까? 그 능선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행복한 상념에 빠져본다.

신선대에서 일행과 단체 사진을 찍었다. 뒤로 솟은 자운봉이 신비롭다. [사진 하만윤]

신선대에서 일행과 단체 사진을 찍었다. 뒤로 솟은 자운봉이 신비롭다. [사진 하만윤]

오봉매표소-여성봉-오봉-주봉-신선대-마당바위-도봉매표소. 총 거리 약 9.6km. 시간 약 5시간 40분. [사진 하만윤]

오봉매표소-여성봉-오봉-주봉-신선대-마당바위-도봉매표소. 총 거리 약 9.6km. 시간 약 5시간 40분. [사진 하만윤]

하만윤 7080산처럼 산행대장 roadinmt@gmail.com

우리 집 주변 요양병원, 어디가 더 좋은지 비교해보고 싶다면? (http:www.joongang.co.kr/Digitalspecial/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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