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공연 확실히 보여주려는 의지 강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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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새로운 예술감독인 지휘자 정치용. [사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새로운 예술감독인 지휘자 정치용. [사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현송월 단장이 공연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다며 큰 공연장을 찾더라.”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협의에 참여했던 지휘자 정치용(61) 코리안심포니 예술감독이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상황을 전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취임을 기념해 열린 이 자리에서 그는 “북측에서 처음에는 강릉아트센터가 너무 작아서 보여주고 싶은 걸 전부 보여줄 수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이었다”고 했다. 정감독은 15일 판문점에서 열린 실무협의에 이우성 문체부 문화예술정책 실장, 이원철 코리안심포니 대표이사, 한종욱 통일부 과장과 함께 남측 대표로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권혁봉 단장을 비룟해 현송월 단장, 안정호 무대감독, 김순호 관현악단 행정부단장이 참석했다.

북측과 실무협의 참여했던 지휘자 정치용

정감독은 “원래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생각하고 갔었는데 북에서 보여준 공연장 사진을 보니 성격이 안 맞을 것 같았다. 오케스트라 앞 쪽에서 무용이나 노래를 하려면 예술의전당 무대는 맞지 않아 오케스트라 피트가 따로 있는 국립극장을 제안했다”고 했다.
남북이 한 무대에 서는 합동 공연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했다. “(단원들이 섞여서 공연하는) 합동 공연은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아 어려울 것 같았다. 다만 남북이 전반과 후반을 나눠서 따로 할 수는 있겠다고 생각해 준비를 했었는데 회담장에의 기본적인 방향은 북한의 단독공연으로 잡혀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합동 공연을 더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또 “삼지연 관현악단의 이름은 당시에 처음 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현송월 단장이 공연을 확실하게 보여주려는 의지가 강했다고 전했다. 정감독은 “900석 정도의 강릉아트센터 얘기를 했더니 좁다면서 더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은 없느냐고 톤을 올렸다”고 했다. 또 “권혁봉 북측 대표가 남북이 좀 더 예술적인 교류를 활성화하고 자주 만나자고 했다.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들으면서 약간의 희망과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감독은 다음 달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취임 기념 음악회를 연다. 그는 “코리안심포니를 처음 지휘한 것은 1992년이고 인연이 깊은 오케스트라다”라며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 국내에 소개하고 싶은 레퍼토리를 찾아서 새롭게 공부하고 연주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특히 “코리안심포니의 상주작곡가 시스템을 활용해 한국적인 오케스트라 작품을 발굴해낼 것”을 강조했다. 코리안심포니는 문체부 산하의 전문예술법인이며 오페라ㆍ발레 공연 등에 특화된 오케스트라다. 정감독은 코리안심포니의 6대 예술감독이며 임기는 3년이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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