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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 혈액으로 父 친자 확인” 서비스 확산에 ‘낙태 조장’ 논란

중앙일보

입력

일본에서 임신부의 혈액으로 태아와 아버지 사이 친자 여부를 감정하는 서비스가 퍼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일본 정부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임신부의 혈액으로 태아의 친자 관계를 확인하는 ‘출생 전 디옥시리보핵산(DNA) 감정’을 하는 업체는 10곳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산케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감정은 태아의 DNA가 포함된 임신부의 혈액을 채취한 뒤 아버지의 구강 내 점막 속 DNA와 비교해 친자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비용은 20만엔(약 195만원) 전후다.

일부 업체는 아버지의 경우 구강 점막 말고도 사용하던 칫솔이나 피우던 담배꽁초로도 감정이 가능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 DNA 감정의 신뢰도는 확인되지 않는다. 감정 업체가 의료 당국의 관리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는 산부인과 의료기관이 아닌 곳도 있다.

이들 업체는 모두 인공임신중절(낙태) 수술이 가능한 임신 22주 전에 검사 결과를 알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기 친자 감정이 낙태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누가 부모인지에 따라 태아의 생명에 대한 선택이 결정될 우려가 있다”며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식의 감정은 의료 지침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산부인과학회는 “법적으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의료 목적이 아닌 유전자 검사와 해석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일본에서는 이와 함께 임신부의 손가락 끝 채혈만으로 태아의 성별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어 출산 관련 의료 윤리에 관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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