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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 하키, 보라 빙상, 빨강 썰매 … 색 단장하는 평창 경기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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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보라색 계통으로 단장한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강릉=김지한 기자

보라색 계통으로 단장한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강릉=김지한 기자

평창올림픽 12개 경기장은 종목별 특색을 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색깔로 단장했다. 빨간색 계열로 꾸민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 트랙. 평창=김지한 기자

평창올림픽 12개 경기장은 종목별 특색을 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색깔로 단장했다. 빨간색 계열로 꾸민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 트랙. 평창=김지한 기자

시원한 블루와 열정적인 레드, 톡톡 튀는 오렌지와 우아한 퍼플.

컬링·스노보드는 오렌지색으로 #종목 특성 고려 6색으로 차별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경기가 열릴 12개 경기장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다양한 색깔로 곱게 단장 중이다. 광고판·배너 등 각종 시설물을 경기장에 따라 다른 색깔로 장식하는 것이다. 경기장을 더 돋보이게 할 뿐 아니라, 각자의 이미지를 알리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평창올림픽 경기장엔 블루·레드·오렌지·퍼플·틸그린(청록)·그린 등 모두 6가지 색상이 사용된다. 경기장마다 색깔이 다르다. 강릉하키센터와 관동하키센터 등 아이스하키 경기장은 블루로 흰 빙판과 대비 효과를 줬다. 피겨 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이 함께 열릴 강릉 아이스 아레나는 보라색이다. 빙판을 정리하는 정빙기마저 보라색 옷을 입었다. 스키점프와 스노보드 빅에어가 열릴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와 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 등 썰매 경기가 치러질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레드로 물들었다.

평창올림픽 12개 경기장은 종목별 특색을 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색깔로 단장했다. 파란색 계열 배너와 광고 판으로 장식한 관동하키센터. 강릉=김지한 기자

평창올림픽 12개 경기장은 종목별 특색을 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색깔로 단장했다. 파란색 계열 배너와 광고 판으로 장식한 관동하키센터. 강릉=김지한 기자

시설물 마무리 점검 작업이 한창인 경기장들도 제각각의 색깔을 입히느라 분주하다. 드넓은 설원이 펼쳐진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와 바이애슬론센터는 틸그린으로 채웠다. 컬링 경기가 열리는 강릉컬링센터, 그리고 프리스타일 스키와 스노보드가 열릴 휘닉스 스노우파크, 알파인 스키 경기장인 용평알파인경기장, 정선알파인경기장은 오렌지색으로 물든다. 남은 녹색은 의료시설 등 비경기장 시설물을 위한 색깔이다.

박재우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디자인개발팀 매니저는 “종목별 특성을 반영한 색상 배치다. 블루는 아이스하키의 힘과 스피드, 레드는 스키점프와 썰매 종목의 스피드와 열정을 반영했다. 퍼플은 피겨 스케이팅의 우아함, 오렌지는 알파인 스키, 프리스타일 스키, 스노보드, 컬링 등 젊은 층이 많이 즐기니까 톡톡 튀는 느낌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 말부터 준비한 평창올림픽 디자인 색상은 조직위뿐 아니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 중계방송을 총괄하는 OBS(Olympic Broadcasting Services) 관계자와 협의해 결정됐다. 그 과정에서 색깔이 바뀌기도 했다.

평창올림픽 12개 경기장은 종목별 특색을 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색깔로 단장했다. 관중석 아랫부분에 보라색 배너를 내건 강릉 아이스 아레나. [연합뉴스]

평창올림픽 12개 경기장은 종목별 특색을 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색깔로 단장했다. 관중석 아랫부분에 보라색 배너를 내건 강릉 아이스 아레나. [연합뉴스]

보라색으로 덮인 강릉 아이스 아레나의 정빙기. 강릉=김지한 기자

보라색으로 덮인 강릉 아이스 아레나의 정빙기. 강릉=김지한 기자

오렌지색 대형 배너가 걸린 강릉컬링센터. 강릉=김지한 기자

오렌지색 대형 배너가 걸린 강릉컬링센터. 강릉=김지한 기자

박 매니저는 “당초 아이스하키에 레드를 반영하려 했다. 그런데 협의 과정에서 거친 몸싸움이 빈번한 아이스하키에 레드를 쓰면 선수들을 더 흥분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 블루로 바꿨다. OBS 측도 초고화질(UHD) TV 방송 시대를 맞아 그에 맞는 색상을 고려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경기장 내 광고판과 배너 등에 들어가는 룩(문양)은 한글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었다. 흰 바탕에 개최국의 문화·상징들을 반영해왔던 올림픽 룩에 그 나라의 문자가 반영된 건 평창올림픽이 처음이다. 올림픽 룩은 최근 들어 꾸준하게 주목받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주최한 영국은 보수적인 국가 이미지를 벗기 위해 핑크·퍼플 등을 써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선 녹색 계통의 색깔이 많이 선보였는데, 이를 활용해 환경올림픽 이미지를 구축하려 했다.

한글을 모티브로 한 평창올림픽 룩.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의 피니쉬 하우스에 걸린 붉은색 대형 배너. 평창=김지한 기자

한글을 모티브로 한 평창올림픽 룩.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의 피니쉬 하우스에 걸린 붉은색 대형 배너. 평창=김지한 기자

사실 여러 색상과 상징물이 섞인 것보다 한 가지 색깔의 룩이 더 주목받는다. 김정해 엔디엠 컬러연구소 대표는 “컬러가 가진 언어적인 전달력은, 여러 색이 섞일 때보다 단색일 때 더 정확하게 전달된다. 그래서 디자인 컬러도 단순하게 가는 추세다. 감성적인 사고 중심의 문화 트렌드와도 부합한다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창·강릉=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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