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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사상 최대 5648억원 암호화폐 해킹 파문, 범인은 오리무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와다 고이치로 일본 코인체크 사장(왼쪽)이 26일(현지시간)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와다 고이치로 일본 코인체크 사장(왼쪽)이 26일(현지시간)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에서 피해액이 580억엔(약5648억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암호화폐 해킹 사건이 일어났다.

피해자가 26만 명에 이르지만, 범인은 오리무중이다.

일본의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체크는 28일 새벽께 기자회견을 열고 "시스템에 공인 받지 않은 외부인이 접속해 고객들이 맡겨둔 580억엔 상당의 NEM(뉴이코노미무브먼트)코인을 가져갔다"며 암호화폐의 엔화 인출 및 거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코인체크의 엉성한 보안 관리가 원인인 것으로 드러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코인체크는 암호화폐 데이터를 외부 네트워크와 접속한 채로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사건이 발생한 지 8시간이나 지나 해킹 사실을 인지했고, 공표까지도 반나절이 걸렸다.

코인체크는 모든 피해 고객에게 각자가 보유한 암호화폐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상할 방침이라고 밝혀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 지는 의문이다.

코인체크는 보상금액은 피해자에 대한 매매 정지 시 가격과 그후 다른 거래소 가격 등을 참고해 정할 것이며 자사의 자기자본 등으로 재원을 보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총 보상액(피해액 중 거래소 보유분 등을 제외)은 460억(약44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으며, 피해 보상의 시기와 구체적인 절차는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경찰은 전날 코인체크의 담당자를 불러 도난 경위 등을 묻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해커가 접속 흔적을 없앨 수 있기 때문에 범인의 행방을 쫓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일본에서는 암호화폐에 대한 위기론이 이어지고 있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암호화폐의 시장 규모를 나타내는 전체 시가 총액은 사건이 일어난 26일 이후 사건 전에 비해 10% 줄었다.

전문가 노구치 유키오(野口悠紀雄) 와세다대 파이낸스연구센터 고문은  "거래소가 암호화폐 데이터를 외부에서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라면서도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현금 수송 차량이 현금을 강탈당했다고 해서 돈에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일본 금융청은 27일 자국 내 모든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회사에 시스템을 재점검하라고 주의를 환기하는 문서를 보냈지만, 뒤늦은 대처라는 지적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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