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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의 발달심리학자들이 제안하는 미래 역량 육성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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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교육 분야 신간 『최고의 교육』

TED 강연 동영상 중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시청 횟수를 기록하는 것은 켄 로빈슨(Ken Robinson)의 '학교는 창의력을 죽이는가'(Do schools kill creativity?)다. 2006년 강연으로 10년도 넘었는데 계속 시청 되는 것은 학교가 학생의 창의력을 길러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공감 때문일 것이다. 이런 인식은 학교 운영 시스템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했거나 하고 있는 학자들을 낯뜨겁게 할 만하다.

최고의 교육

최고의 교육

『최고의 교육』은 정통 교육 학자들이 이에 대해 내놓는 해법을 담은 책으로 읽힐 만하다. 학교·가정에서 청소년의 창의력을 키워줄 방법을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 발달심리학자 로베르타 골린코프 미국 델라웨어대 교수, 국제유아연구협회장이기도 한 캐시 허시-파섹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이 썼다(공교롭게도 이 책 1장은 "교육이 할 일은 아이들이 미래를 멋지게 만들도록 돕는 것이다"라는 켄 로빈스의 발언 인용으로 시작된다).

저자들도 현재 교육 시스템은 청소년들이 21세기에 성공할 수 있도록 대비해 주지 못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아울러 미국 교육산업이 단순 지식 암기가 학업 향상과 행복에 필요하다는 편견을 확산시켰다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40년간의 연구, 모두 다섯 명 자녀를 키운 경험을 토대로 아이들이 잠재력을 발휘하면서도 잘 적응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원칙들을 소개한다.

저자들은 아이들이 미래 경쟁력으로 갖춰야 할 요소로 '6C'를 꼽는다. 협력(collaboration), 의사소통(communication)콘텐트(contents),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창의적 혁신(creative innovation), 자신감(confidence)이다.

이런 역량이 미래인재의 핵심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올해부터 국내 중·고교 1학년, 초등학교 3, 4학년부터 적용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도 이런 역량 중심으로 짜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회원국 청소년들의 '협력적 문제해결력'을 처음 조사해 지난해 발표한 바 있다.

문제는 청소년들의 역량을 학교와 가정에서 어떻게 길러낼 것이냐다. 저자들은 '더 이상의 불평·불만이 아니라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교육이 왜 잘못된 길로 들어섰는지를 진단한다. 또 싱가포르·핀란드·캐나다·우루과이의 몇몇 학교에서 성공을 보인 시도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미래의 멋진 직업은 암기만으론 배울 수 없는 '깊이 사고하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얼핏 교육 전문서처럼 보이나 부모·자녀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요령도 친절히 담은 점에서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만하다. 가령 협력을 길러주려면 부모부터 무거운 짐을 든 타인을 위해 문을 잡아주고, 차선을 바꾸려는 앞차를 끼워주는 등 협력의 롤 모델이 되라는 것이다. 학교 방과후 수업에서 축구 과목을 고를 때 강사가 아이들이 서로 공을 차려고 경쟁하게 하는지, 아니면 협력하도록 격려하는지 분별해 보라는 내용도 솔깃하다.

'최고의 교육' 저자들이 인용한 지식인들의 말말말

TED 앱의 '켄 로빈스' 영상 도입부 캡처. TED의 강연 중 가장 많은 시청을 기록하고 있다

TED 앱의 '켄 로빈스' 영상 도입부 캡처. TED의 강연 중 가장 많은 시청을 기록하고 있다

◇ 켄 로빈슨= "교육이 할 일은 아이들이 미래를 멋지게 만들도록 돕는 것이다."

◇ 데이브 버제스= "교육이라는 배의 선장이 되어 거칠고 변화무쌍한 바다를 누빌 수 있는 모험적인 혁신가가 필요하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삶을 훌륭하게 가꿔주는 것은 행복감이 아니라 깊이 빠져드는 몰입이다."

◇하워드 가드너= "오늘날 지식은 분산되어 있는 것으로 인식된다. 말하자면 그것은 개인의 머릿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마가렛 미드= "사려 깊고 헌신적인 시민들의 작은 모임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결코 의심하지 말라. 실제로 세상을 바꾼 유일한 방법은 바로 그것뿐이다."

◇조지 버나드 쇼= "의사소통에서 가장 큰 하나의 문제는 서로가 소통했다고 여기는 환상이다."

◇벤저민 프랭클린= "나에게 말하면 잊어버릴 것이고 가르쳐주면 기억할 것이다. 내가 참여할 수 있게 한다면 나는 배울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어떤 생각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이리저리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교육받은 정신의 특징이다."

◇소피아 로렌= "젊음의 샘이 있다. 바로 당신의 마음, 재능 그리고 삶에 가져오는 창의성과 당신이 사람하는 사람들의 생명들이다. 이 자원을 꺼내 쓰는 법을 배우면 진정으로 나이를 물리친 것이다."

◇C. S. 루이스= "실패는 성공을 위한 표지판이다."

◇카를라 리날디="아이들은 미래의 시민이 아니라 태어난 그 순간부터 이미 시민이며 가능성을 가져오고 미래를 대표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지금의 권리와 가치와 문화를 가진 가장 중요한 시민이다."

성시윤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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