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측근'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임명…또 낙하산 논란

중앙일보

입력 2018.01.23 16:58

업데이트 2018.01.23 18:11

정기현 신임 국립중앙의료원장.

정기현 신임 국립중앙의료원장.

'공공의료 컨트롤타워' 국립중앙의료원장에 정기현(62) 내일의료재단 이사장이 임명됐다. 정 신임 원장은 국립중앙의료원 이사회의 서류·면접 심사를 거쳐 23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임명을 받았다. 임기는 3년이다. 중앙의료원장 자리는 지난해 12월 안명옥 전 원장의 임기가 만료된 이후 공석이었다.

정 원장, '공공의료 컨트롤타워' 수장으로
순천 중소병원 운영…"공공의료 역할 수행"

'더불어포럼' 창립 기여한 문 대통령 측근
의료계선 '코드 맞춘 비전문가 인사' 지적

공공의료 중추 역할인데 특별한 경력 없어
"잘못된 인사 반복, 최근 위원회 참여 미묘"

의료원 내부에서도 "아는 사람이 전혀 없다"
정 원장 "전문성, 말 대신 행동으로 보일 것"

 서울 출신의 정 원장은 전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 외래교수, 서울대 의대 연구교수 등을 역임했다. 2003년부터 전남 순천의 중소병원인 현대여성아동병원을 운영해오다 최근 후배에게 원장직을 넘겼다. 복지부는 정 원장 임명 이유로 "의료취약지에서 신생아집중치료실을 운영하며 공공의료 역할을 수행해왔고, 공공보건의료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정책자문을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더불어포럼' 창립식에 참석해 기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1월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더불어포럼' 창립식에 참석해 기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로 꼽힌다. 서울대 의대 연구교수였던 2012년 대선 당시엔 여성ㆍ아동 정책 등을 조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월 문 대통령 지지 모임인 ‘더불어포럼’을 창립 때 공동대표 23인에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이력 때문에 의료계에선 '코드에 맞춘 비전문가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의료원장은 지방 의료원과 국공립 의료기관들을 챙기면서 감염ㆍ응급ㆍ외상 등 공공의료의 중추 역할도 해야 하는데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개업 약사 출신으로 문 대통령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도 취임 후 자질 논란이 일었다.

 정 원장은 복지부가 '공공의료분야 전문가'라고 강조한 것과 달리 옥천군보건소장, 정부 위원회 자문 등을 맡은 것 외에 공공의료 분야에서 이렇다 할 경력이 없다. 지난해 11월 복지부가 3개월 시한부로 만든 '공공보건의료발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은 것도 중앙의료원장 임명을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박근혜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서도 국가 중추 기관에 전문성이 없고 경력도 없는 사람을 낙하산으로 보내는 일이 반복됐다"면서 "공공보건의료발전위원회 위원장이 된 시기도 중앙의료원장 공모 직전이라는 점에서 미묘하다"고 말했다.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국립중앙의료원 외경. [연합뉴스]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국립중앙의료원 외경. [연합뉴스]

 국립중앙의료원 내부 기류도 긍정적이지 않다. 신임 원장이 얼마나 업무를 빨리 파악하고 공공의료 과제를 강하게 추진할지 미지수라는 분위기다. 중앙의료원 관계자는 "조직 내부에서 정 원장과 아는 사람이 전혀 없다. 외부에서 오는 데다 뚜렷한 공공의료 이력도 없기 때문에 같이 일을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2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문성에 대해선 가타부타 말하기보다 취임 후 행동으로 보여주겠다. 공공보건의료발전위원회도 그간 여러 위원회에 참여하면서 경험을 쌓아왔고, 몇몇 전문가들이 추천하면서 위원장이 된 것이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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