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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물 속에선 자동보다 수동이 사진 잘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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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훈 노인과 바다(14)

물속에서 다바뱀을 보여주고 있는 현지 가이드 숙달된 가이드가 아닌 다이버라면 바다뱀을 만지는 행위는 금해야 한다. [사진 박동훈]

물속에서 다바뱀을 보여주고 있는 현지 가이드 숙달된 가이드가 아닌 다이버라면 바다뱀을 만지는 행위는 금해야 한다. [사진 박동훈]

스쿠버다이빙은 본래 군사적인 목적으로 개발됐다. 우선 스킨스쿠버와 관련된 각종 임상 데이터가 건장한 군인의 몸에 맞춰져 있다. 적국에 몰래 침투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스쿠버다이빙이 주요 군사전술이 아니지만 대신 산업현장의 중요 기술로 부각했고, 다른 한편으론 대중레포츠로 자리매김했다. 스쿠버 기술만 민간으로 이전된 것은 아니다. 수중촬영도 민간으로 넘어오면서 발전을 거듭했다.

디지털카메라로 다양한 촬영 가능 #수동모드인 M모드가 사진 잘 나와

군사 작전에서 수중촬영은 상당히 중요하다. 적의 수중 지형지물을 직접 촬영하는 것은 어렵지만 전략정보 가치를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어서다. 상륙선을 어떤 방향으로 접근시킬지, 숨겨둔 폭약물이 없는지 알아낼 수도 있다.

난파선위를 유영중인 뱃피쉬 무리. 다이버들을 보고도 놀라지 않아 좋은 피사체가 되어준다. [사진 박동훈]

난파선위를 유영중인 뱃피쉬 무리. 다이버들을 보고도 놀라지 않아 좋은 피사체가 되어준다. [사진 박동훈]

산업잠수에서도 수중에 어떤 방식으로 구조물을 설치할지가 중요하다. 그 설계 과정의 시작부터 수중촬영이 필요하다. 작업이 끝나면 완료 보고서에 수중사진을 반드시 첨부한다. 그래서 오로지 촬영을 위해 수중에 들어가야 하는 일이 의외로 흔하다.

산업현장에서 수중사진은 중요한 기능을 한다. 현장 작업의 진행 및 공정 완성 사진도 필요하고. 현장지형·해양생물 생태상·어초의 파손 및 쇄굴의 현황 파악·교각의 안전진단 등 그 쓰임새는 무궁무진하다.

‘남는 건 사진’

말미잘과 공생중인 흰동가리. [사진 박동훈]

말미잘과 공생중인 흰동가리. [사진 박동훈]

레포츠 다이빙에서도 수중사진을 찍는다. 관광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는 말처럼 수중사진은 오래 남길 다이빙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다. 바닷속에서 발견한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면 늘 “아, 카메라를 들고 오는 건데!”란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물속 풍경은 이채롭다. 일반인은 기껏해야 수족관에서 본 것을 물속 풍경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물속은 정말 환상적이다. 육상에 올라와 자신이 보았던 물속 장면은 말로는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 때 수중사진을 들이대면 열에 아홉은 “와~”라며 탄성을 질러댈 것이다.

물속에서 만난 바다뱀 흔히 만가기 힘든 뱀이다 코브라 독의 30배에 달하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사진 박동훈]

물속에서 만난 바다뱀 흔히 만가기 힘든 뱀이다 코브라 독의 30배에 달하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사진 박동훈]

수중사진의 정의는 이렇다. 수중용으로 개발된 카메라나 육상용 카메라에 방수하우징을 씌워 물속에서 사진을 찍는 행위다. 과거 수중사진은 물속에서 사용하게끔 만들어진 필름카메라(Nikon사에서 개발한 Nikonos)로 촬영하는 게 전부였다.

지금은 디지털카메라로 다양한 수중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요즘은 초점거리와 화이트밸런스까지 자동으로 맞춰주는 액션캠의 등장으로 많은 다이버들이 손쉽게 수중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아름다운 풍경의 촬영도 좋지만 가끔은 동행한 동료다이버의 익살스러운 행동을 촬영해 남겨두는것도 나중에 좋은 추억거리가 된다. [사진 박동훈]

아름다운 풍경의 촬영도 좋지만 가끔은 동행한 동료다이버의 익살스러운 행동을 촬영해 남겨두는것도 나중에 좋은 추억거리가 된다. [사진 박동훈]

예전엔 수중동영상을 촬영하는 건 일반인에겐 불가능에 가까웠다. 뉴스방송에나 쓰는 거대한 ENG카메라를 그보다 큰 방수하우징에 넣고 어마어마한 조명기구를 들고 잠수해야 했다. 촬영이 어려워 상당한 기술력이 있어야만 수중 동영상을 찍을 수 있었던 시절 이야기다.

불과 수년전까지만 해도 고품질 수중 동영상은 그렇게 촬영했다. 디지털카메라가 발전해 4K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영화관에서 상영할 정도의 고화질 동영상을 일반인도 쉽게 찍을 수 있게 됐다.

우연히 만나게 되는 상황이 정말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하게 된다 상승중인 다이버를 가이드하며 수면으로 떠오르는 현지가이다. 물위에 다이버의 픽업을 기다리는 방카보트가 떠있다. [사진 박동훈]

우연히 만나게 되는 상황이 정말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하게 된다 상승중인 다이버를 가이드하며 수면으로 떠오르는 현지가이다. 물위에 다이버의 픽업을 기다리는 방카보트가 떠있다. [사진 박동훈]

수중사진은 크게 수중스틸사진과 수중동영상으로 나눌수 있다. 먼저 수중스틸사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수중사진을 잘 찍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카메라 메커니즘과 사용법을 숙지해야 한다. 광학적인 기본 사항은 육상이나 수중이나 매한가지다. 그러나 실제 사용은 다른 점이 많다. 육상에서 조리개값과 셔터스피드를 자동으로 맞춰 촬영하는 사람이라면 수동모드 촬영부터 다시 익혀야 한다. 많은 사람이 자동노출 모드인 P, A, S 모드를 주로 사용하는데 수중사진을 찍기위해서는 수동모드인 M모드 사용을 권한다.

조명과 자연광 조화 이뤄야

물속에서 올려다 보면 물위의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물속에서 바라본 선상카페 플로팅바. [사진 박동훈]

물속에서 올려다 보면 물위의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물속에서 바라본 선상카페 플로팅바. [사진 박동훈]

육상에선 매질이 공기지만, 수중에선 매질이 물이다. 매질이 달라지면 거리에 따라 광량이 크게 줄어든다. 육상에서 촬영하던 감쇄률을 생각해 노출을 조절하면 수중에선 사진이 잘 안찍힌다고 생각하기 쉽다. 매질에 맞추는 방법은 추후 차차 설명해 드리겠다. 자연광에서 노출을 조절하기도 하지만 수중에선 조명이 더 주효하다. 조명과 자연광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가시광선은 물이라는 매질에 따라 급격히 감쇄된다. 그에 따라 색온도도 달라지고 광량은 줄어든다. 부족한 광량을 보완하기 위해 카메라와 수중스트로브를 싱크로케이블이나 광케이블등을 연결하여 사용한다. 스트로브의 광량은 가이드넘버에 따라 다르다. 수중노출값과 스트로 발광 광량은 그때의 수심과 상황에 맞춰 조절하며 사용해야 한다.

뱃피쉬 떼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현지가이드. [사진 박동훈]

뱃피쉬 떼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현지가이드. [사진 박동훈]

물론 요즘 카메라는 그 자체가 전자센서이기도 하다. 그래서 별도 노출계가 필요하지 않다. 카메라 자체에 내장노출계가 있다. 또한 해당기능을 TTL(Through-The-Lens)로 할 수도 있다. SLR 카메라에 방수하우징을 씌우고 그 카메라로 수중에서도 TTL기능 사용해서 촬영할수 있는 장치들도 개발돼 있다. 하지만 좀 더 정밀하고 아름다운 사진을 위해서는 수동모드인 M모드 촬영에 익숙해 지는 것이 낫다. 적어도 수중에선 작가의 감보다 나은 TTL은 없다.

다음호에서는 수중촬영을 보다 쉽게 하기 위한 팁과 수중촬영시 주의해야 할 점, 그리고 수중동영상 잘찍는 방법 등을 차례로 다룬다. 기대하기 바란다.

박동훈 스쿠버강사·직업잠수사 http://band.us/@bestscuba

우리 집 주변 요양병원, 어디가 더 좋은지 비교해보고 싶다면? (http:www.joongang.co.kr/Digitalspecial/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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