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도(東京都)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가정한 대피훈련이 22일 처음 실시됐다. 도쿄도와 정부 등은 이날 오전 분쿄(文京) 구 도쿄돔 주변에 있는 지하철역과 유원지 등에서 주민이 참가하는 대피훈련을 했다.
일본에선 지난해 3월부터 아키타(秋田) 현을 비롯한 각 지역에서 미사일 낙하를 상정한 대피훈련을 했지만, 도쿄도 내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비한 대피훈련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훈련에는 약 250여 명이 참가했다. 훈련은 일본 정부의 전국순간 경보시스템(J얼럿)으로 미사일 발사 소식이 알려졌다고 가정하고 주민 등이 각자 판단에 따라 인근 지하철역 등으로 대피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주변 유원지에서도 근무 직원을 중심으로 훈련이 실시됐다. 이날 분쿄구 고라쿠엔(後樂園)역 주변 지하시설에서는 주민들이 대피훈련에 참여했다.
그러나 인근에선 '미사일 대피훈련 그만둬라', '전쟁은 안 된다' 등의 피켓을 든 시민들이 항의해 경찰이 이를 막아서기도 했다.
대피훈련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미사일 대피훈련 반대! 전쟁동원을 거부하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펼쳐 보였으며 '위협을 부추기지 말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한편 이날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예술단 파견 사전점검단은 강릉에서 KTX를 타고 서울로 이동해 방남 이틀째 일정을 이어갔다.
북측 사전점검단 7명은 오전 11시 5분쯤 서울역에 도착했다. 현 단장은 전날과 같은 짙은 감색 롱코트에 앵클부츠를 신고 모피로 추정되는 화려한 털목도리를 두른 모습이었다.
이들은 오전 11시 8분쯤 서울역에 대기하고 있던 북한 대표단 1호차 버스에 탑승했으며, 탑승 1분 만에 경찰차 호위를 받으며 버스가 출발했다.
이날 강릉역과 서울역에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많은 시민과 취재진이 몰려들어 현 단장 일행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다만 서울역 주변에는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 등 50여명이 현송월 방남 반대 집회를 벌여 대조되는 장면을 연출했다. 보수단체들은 이날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인공기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사진을 화형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해 경찰이 급히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현 단장 일행은 서울에서 잠실학생체육관과 장충체육관, 국립극장 등 공연장 3곳을 차례로 둘러봤다. 이 중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한 시간 이상 머물며 조명과 음향, 무대 등을 꼼꼼히 점검했다. 국립극장보다 먼저 찾은 잠실학생체육관과 장충체육관에서는 15분 정도씩만 머물렀다.
점검단은 마지막으로 이날 워커힐호텔에서 저녁 식사를 한 뒤 밤 9시 53분께 남북출입사무소(CIQ)을 거쳐 육로로 귀환, 1박 2일의 방남 일정을 마무리했다.
변선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