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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트럼프 대통령, 남북 대화 공 인정해 달라고 말 한 적 없다”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밤 청와대 관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밤 청와대 관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대화 환경 조성을 자신의 공으로 돌려달라고 요청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정상 간 통화는 원래 언급됐던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긴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워딩(Wording)을 소개하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에 사실 여부를 확인해 주는 것”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오히려 문 대통령이 기자회견 때 입장을 낸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가 남북 대화 과정에서 유효했던 것 같다는 차원에서 언급했지,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 대화 성사에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공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두 정상의 전화 통화 내용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문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남북 대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을 내 공으로 공개 인정해달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 통화에서 “한국 비즈니스 에티켓에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an unimaginable informality in Korean business etiquette)” 호칭인 ‘재인’이라고 문 대통령을 칭했다. 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미스터 프레지던트(Mr. President)’라고 불렀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통화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확고하고, 강력하고, 북한에 맞서 우리의 모든 힘을 쓸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면 남북 간 대화가 이뤄질 거라 믿는 사람이 있겠느냐”라고 썼다.

6일 뒤엔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 대화 성사에 트럼프 미 대통령의 공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라는 한 기자 질문에 “그의 공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답했다.

WP는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는 자신이 능수능란한 협상가(masterful negotiator)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 보다 활발해진 남북한 외교의 공로 대부분을 ‘자신의 것’으로 주장하고 또 가져가려 한다”고 분석했다.

배재성 기자 hongod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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