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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자칫하면 급사… 그러나 성인 90%는 잘 모르는 질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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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성인 10명 중 9명 "부정맥이 뭐죠?"

자칫 급사(急死)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인 ‘부정맥’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10명 중 9명이 어떤 질환인지 잘 모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부정맥학회 1000명 대상 인식 조사

대한부정맥학회는 최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부정맥 질환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부정맥은 심장근육을 움직이는 전기신호에 이상이 생겨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고 이로 인해 혈액 공급이 제대로 안 돼 몸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조사 결과 부정맥이라는 질환에 대해 응답자의 54.7%는 ‘들어본 적 없다’고 답했고 38.1%는 ‘들어봤지만 잘 모른다’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92.8%가 부정맥에 대해 모르는 셈이다. 부정맥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8.1%만 부정맥으로 인한 급사 위험성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 부정맥 발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50, 60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급사 위험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50, 60대 응답자는 각각 43.4%, 46.4%였다.

실제로 부정맥은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심장마비로 인해 급사로 이어질 수 있다. 모든 급사 중 95%의 직접적인 원인이 부정맥으로 지목된다. 또 부정맥으로 인해 심장마비가 생긴 사람은 1년 내 재발할 확률이 50%에 이른다. 미국에선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중 8%가 심장마비로 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심각성 때문에 전문가들은 부정맥을 두고 “오늘의 (부정맥으로 인한) 실신이 내일의 급사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38.1%만 “부정맥 심각성 알고 있다”

부정맥과 관련한 의료 상식에 대한 인지도 결과도 비슷했다. 부정맥을 조기 진단하기 위해 심전도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6.9%가 ‘모른다’고 답했다. 또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이라는 치료법으로 부정맥을 완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7.4%에 불과해 92.6%가 모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전도 검사는 가슴 두근거림 같은 증상이 있을 땐 부정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검사다. 하지만 현재 종합건강검진 항목에서 제외돼 있어 수검률이 저조한 실정이다. 응답자의 63.5%가 심전도 검사를 받은 경험이 있었지만 1년 이내에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26.8%에 그쳤다.

특히 응답자들은 증상이 있어도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응답자의 28.5%가 ‘최근 1년 이내에 심장박동이 평소보다 빠르거나 불규칙하다고 느끼는 두근거림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나 이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한 사람은 이 중 15.4%에 그쳤다.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로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60.2%, 복수응답),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51.5%), ‘시간이 부족해서’(6.6%), ‘비용 부담 때문에’(4.6%) 순으로 나타났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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