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설

네이버, 댓글 조작 부추기는 뉴스 편집 손떼야

중앙일보

입력 2018.01.22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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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네이버의 댓글 조작 의혹이 결국 경찰 손으로 넘어갔다. 지난 18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네이버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오는 등 네이버의 댓글 조작 의혹이 지속적으로 불거지자 네이버가 분당서에 수사를 직접 의뢰한 것이다. 네이버 측은 “우리가 해명을 해도 어차피 안 믿을 바에야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받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국내 검색시장 70% 이상을 지배하고 있지만 정작 사용자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현실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단순한 의혹 제기를 넘어 네이버가 다양한 방식으로 사실상 여론을 조작해온 사실은 수차례 드러난 바 있다. 지난해 10월 외부 청탁을 받고 뉴스 배치를 조작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국감에 나와 사과했다. 네티즌 사이에서 네이버의 뉴스 배치 조작은 공공연한 비밀이었으나 네이버는 자사 고위 관계자가 주고받은 외부 청탁 문자메시지가 언론에 공개되기 전까지 이를 줄곧 부인해왔다. 또 올 초에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산하 검증위원회가 “네이버가 연관 검색어를 임의로 삭제했다”는 검증 결과를 내놓아 또 한 차례 논란에 휩싸였다. 민감한 정치적 이슈뿐 아니라 ‘제품 후기’나 ‘환불’ 등 중립적 용어까지 연관 검색어에서 제외하는 식으로 특정 상품에 나쁜 내용은 안 보이게 만들어 일종의 여론 조작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네이버는 댓글 조작 의혹에 경찰 수사 의뢰로 대응했지만 이는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없다. 공정성 시비를 불러온 근본적 원인은 특정 직원이나 네티즌의 일탈이 아니라 자체 뉴스편집 기능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이번 댓글 조작 의혹 역시 네이버가 특정 기사를 모바일 메인뉴스 최상단에 노출한 데서 비롯됐다. 땜질 처방 대신 뉴스를 입맛대로 주무르는 편집 기능부터 내려놓는 게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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