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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우의 뉴스로 만나는 뉴욕] AI, 뉴욕선 테러범 추적하고 시카고선 공기 정화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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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1. 뉴욕 허드슨강에 설치된 화학물질 센서가 본부로 적색신호를 보낸다. 수질오염을 일으킬 수 있는 화학물질을 탐지했기 때문이다. 하천 곳곳에 설치된 센서는 수질오염원을 배출한 업체를 적발하기 위해 촘촘히 연결된 상태로 추적에 나선다.

CES 2018 최대 화두는 스마트시티

#2. 한밤중 도시 어딘가에서 총성이 울린다. 이를 인지한 어쿠스틱 센서들이 경찰 상황실에 신고 문자를 보낸다. 10개의 센서 데이터를 종합하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즉각적인 현장요원 투입이 가능해진다.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8에서 소개된 스마트시티의 한 모습이다. 150여개국에서 3900여개 업체가 참여해 19만 여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아 사상 최대규모로 치러진 올 CES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스마트시티였다.

“4년 내 가구당 스마트기기 500개”

지난 12일 GM이 공개한 차세대 자율주행차량 크루즈AV. 운전대와 페달 등을 없앴다. GM은 올 상반기 뉴욕시 내 자율주행 테스트에 볼트를 투입한다. [로이터통신]

지난 12일 GM이 공개한 차세대 자율주행차량 크루즈AV. 운전대와 페달 등을 없앴다. GM은 올 상반기 뉴욕시 내 자율주행 테스트에 볼트를 투입한다. [로이터통신]

나흘간 진행된 CES에서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5세대 이동통신 등 ‘스마트 시티’의 발전상이 하나로 연결되는 모습을 확인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스마트시티의 핵심 키워드는 인공지능(AI)이었다. 스마트시티를 이루는 각각의 첨단 기술산업 전반에 걸쳐 하나의 공통분모로 활약했다.

통신, 사물인터넷 플랫폼과 센서가 결합해 사용자와의 접점을 도시 전체로 넓혀준다. 이를 통해 도시·데이터·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동하는 통합된 스마트시티 개념으로 서서히 자리잡는 중이다.

스마트시티 플랫폼의 수요는 통계가 입증한다. 정보기술(IT) 분야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는 2022년까지 대도시 한 가정이 보유하는 스마트 기기는 500개에 달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유네스코 통계에 따르면 2020년에는 인터넷 사용자 40억 명, 1인당 6.58개 디바이스 연결, 60억 대의 스마트폰 보급, 일평균 120 엑사바이트(EB, 1EB는 2의 60승 바이트) 트래픽 발생, 약 3000조원의 모바일 결제가 예상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030년에는 인구 1000만 명 이상의 도시가 현재 28개에서 41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50년에는 세계 인구의 약 70%가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시티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는 중이다.

2020년 1조5000억 달러 시장 예상

뉴욕시내 1만 여곳에 세워진 링크 NYC는 스마트시티의 초기 형태이다. [최정 JTBC뉴욕 기자]

뉴욕시내 1만 여곳에 세워진 링크 NYC는 스마트시티의 초기 형태이다. [최정 JTBC뉴욕 기자]

딜로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까지 스마트시티 시장 규모는 1.5조 달러 이상에 연평균 20% 가까운 성장세를 이룰 전망이다. 공공·교육·의료·교통·에너지·재해·안전 및 인프라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동반한다. 이 때문에 스마트시티를 이루는 시스템을 거액을 받고 다른 도시로 수출하는 길이 열릴 수 있다.

스마트시티에 야심차게 투자하는 도시가 미국 뉴욕이다. 가장 오래된 현대적 계획도시인데다 모든 물자가 몰려있고, 테러위협에 시달리는 상황이 스마트시티에 먼저 눈을 뜨게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기존의 공중전화를 핫스팟 스테이션으로 바꾼 ‘링크(Link) NYC’. 도시 곳곳에 세워진 약 1만 개의 링크NYC를 통해 기가비트 속도로 와이파이 접속이 가능하다. 미국내 통화, 디지털 기기 충전 및 정보검색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뉴욕시는 2025년까지 8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데이터 전송속도를 끌어올릴 방침이다.

81만 개에 달하는 AMR(Automated Meter Reading·자동원격검침) 시스템은 최대 규모의 사물인터넷 구현 사례로 꼽힌다. 개별 AMR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저전력 라디오 주파수로 중앙 센터로 전송돼 누수와 에너지낭비 현황을 모니터링해준다. 2009년 도입 이후로 누수방지 절감금액이 수천 억원에 달한다.

스마트시티의 하이라이트는 자율주행차량을 포함하는 이동성이다. 구글은 2010년 자율주행 자동차 7대로 샌프란시스코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총 22만4000㎞를 무사고로 주행하면서 자율주행의 가능성을 만방에 알렸다.

자율주행차, 사고 90% 줄일 전망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가 소비자가전쇼 2018에서 선보인 자율주행차량. [AFP=연합뉴스]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가 소비자가전쇼 2018에서 선보인 자율주행차량. [AFP=연합뉴스]

실제 완벽에 가깝게 구현된 자율주행 기술은 교통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자율주행차량 기술이 대중화하는 2030년에는 교통사고가 2015년에 비해 90%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1900억 달러의 사회적 비용도 아낄 수 있다고 한다.

이번 CES에서도 라스베이거스 시내에 자율주행 셔틀버스가 시범적으로 운행됐다. 차량호출업체 리프트는 자율주행 택시를 선보였는데, 사람 운전자를 탑승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처하도록 했지만 별다른 사고는 없었다.

그러나 자율주행 경쟁업체들은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 무사고로 운행해야 완벽의 경지에 올라서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 때문에 제너럴모터스(GM)가 올 상반기 중에 뉴욕 시내에서 진행하는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마트시티 플랫폼은 뉴욕처럼 안전과 테러에 민감한 도시일수록 필수적이다. 안면인식을 통한 테러범 검거, 드론을 투입하는 사건현장 조사 등이 스마트시티의 안전망 역할을 하게된다.

2000년대 국내에서도 일찌감치 스마트시티의 초기형태인 ‘유비쿼터스(Ubiquitous) 시티’ 개념이 도입됐지만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

김재덕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이사는 “스마트시티의 전체 그림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면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간의 간섭이나 단절을 최소화하고, 연결은 극대화해야 스마트시티 기술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라스베이거스=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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