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삼엄한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21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한껏 존재감을 과시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 북측 단장인 현송월은 이날 짙은 색 코트에 화려한 모피 목도리를 했고, 치마 정장에 짧은부츠를 신었다.
그의 왼손 약지에는 결혼반지로 추정되는 반지가 끼워져 있었고, 갈색 계열 핸드백을 들었다.
이날 서울역 광장은 사전점검단 도착 1시간 전부터 남·여 경찰 등 각 기관 경호 요원들과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경찰은 사전점검단 도착전에는 서울역 광장에 주황색 통제선을 설치하고 일반인의 통행을 막았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 7명은 오전 8시 57분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9시 2분께 경기 파주의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사전점검단이 차량에서 내리자 정부합동지원단 이상민 국장과 실무협의 대표인 한종욱 과장 및 문체부 관계자 등이 영접에 나섰다.
이후 15분간 출·입경 절차를 가진 점검단은 오전 9시 17분께 절차를 마무리하고 우리 측 대형 리무진의 '1호 차' 차량에 탑승해 서울역으로 향했다.
경찰 오토바이 4대, 경광등을 단 선도 차량을 앞세워 자유로를 통해 서울에 진입한 북측 점검단 일행은 CIQ 출발로부터 약 1시간 만인 오전 10시 22분께 서울역에 도착했다.
현 단장은 처음에는 굳은 표정이었으나 이내 엷은 미소를 띤 채 버스에서 내렸다.
북측 점검단 주위로 수백 명의 내외신 취재진과 시민이 몰려들면서 현장이 극도로 혼잡한 상황이었으나, 현송월은 수많은 경호 요원들에 둘러싸인 채 서두르지 않는 걸음으로 강릉행 KTX로 향했다.
그는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에 다소 경직된 듯도 보였으나, 별다른 표정 변화는 없이 카메라를 차분히 응시하기도 했다.
그는 '방남 소감' 등을 묻는 현장 취재진의 질문에는 미소만 띤 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성악가수 출신으로 30대 후반의 현송월은 1990년대 후반까지 왕재산경음악단 가수로 활동한 뒤 보천보전자악단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보천보전자악단에서 활동할 당시 북한의 히트곡이었던 '준마처녀'를 불러 일약 톱가수 반열에 오른 뒤 김정은 체제 들어서는 모란봉악단 단장을 맡으며 더욱 승승장구했다.
그는 앞서 공연 직전 취소하고 귀국한 2015년 12월 모란봉악단의 베이징 공연 때도 단장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
오종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