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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쏭부부의 잼있는 여행]51 중세 마을에서 겨울 레포츠 즐기기

중앙일보

입력

오늘의 여정은 코카서스 산맥의 산골 마을 중 한 곳인, 메스티아(Mestia)로 향합니다.

코카서스 산맥 깊숙이 자리잡은 메스티아 마을.

코카서스 산맥 깊숙이 자리잡은 메스티아 마을.

조지아 북서쪽, 해발 1500m의 코카서스 산맥 한 자락에 자리 잡은 메스티아 마을은 스바네티 지역의 중심 마을이에요. 스바네티(Svaneti)는 조지아에서 가장 오래되고 역사적인 지방으로, 예로부터 높은 산에 둘러 싸여 있어 외세의 침략이 없이 오랜 기간 고립돼 있던 곳이죠. 9~13세기에 지어진 중세 시대의 탑형 건물인 ‘스바네티 타워(Svanetian Tower)’가 마을 곳곳에 우뚝 솟아 있는 게 특징이에요. 그래서 눈 길을 달려 메스티아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시대로 이동한 듯한 기분이었어요.

조지아 스키여행 ② 메스티아 #아기자기한 마을에 인적 드문 스키장이 #코카서스 파노라마 즐기며 휴식하기 제격

스바네티 타워.

스바네티 타워.

스바네티 타워 내부.

스바네티 타워 내부.

스바네티 타워에서 내려다보는 마을 풍경.

스바네티 타워에서 내려다보는 마을 풍경.

중세시대에 온 듯한 메스티아의 겨울 풍경.

중세시대에 온 듯한 메스티아의 겨울 풍경.

메스티아는 여름에는 트레킹, 겨울에는 스키의 낙원이에요. 그래서 1년 내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죠. 우리 부부가 방문한 건 1월 초. 조지아에서는 가장 큰 대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이 산골짜기 오지 마을에는 몇 관광객만이 눈 쌓인 거리를 걸어 다니고 있었어요. 아마 교통이 불편해서 연휴에도 많은 사람이 쉽게 찾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폭설이 내리면, 하나뿐인 도로도 막히기 일쑤거든요. 공항이 있긴 하지만, 겨울에는 변덕스런 날씨 탓에 항공편의 결항도 잦아요. 우리도 코카서스 산맥의 아름다운 경치를 내려다 보고 싶어서 비행기를 타고 싶었지만, 날씨 운이 따라주지 않아 차선으로 야간기차와 미니버스를 타고 트빌리시에서 출발한 지 14시간 만에 메스티아에 도착할 수 있었어요.

메스티아로 오는 길. 빙판의 연속.

메스티아로 오는 길. 빙판의 연속.

우리가 타고온 마슈롯카(미니버스). 주그디디에서 메스티아까지는 4시간 가량 걸린다.

우리가 타고온 마슈롯카(미니버스). 주그디디에서 메스티아까지는 4시간 가량 걸린다.

메스티아까지 오는 길이 험하긴 했지만, 구다우리 스키장과는 확연히 다른 풍경에 멀리까지 온 보람이 있었어요. 구다우리와 다른 점은 진짜 사람사는 ‘마을’이라는 점이에요. 구다우리는 콘도가 즐비한 신식 리조트라고 하면, 메스티아는 오랜 세월동안 스바네티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시골 정취 물씬 풍기는 마을이에요.

사람이 사는 마을이라서 슈퍼마켓도 많다.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슈퍼마켓 입구.

사람이 사는 마을이라서 슈퍼마켓도 많다.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슈퍼마켓 입구.

메스티아 골목 풍경.

메스티아 골목 풍경.

스키장 가는 길에 돼지를 만나는 새로운 경험도 할 수 있다.

스키장 가는 길에 돼지를 만나는 새로운 경험도 할 수 있다.

메스티아에는 두 곳의 스키장이 있어요. 메스티아 마을에서 8km 떨어져 있는 하츠발리 스키장(Hatsvali Ski resort)과, 12km 떨어져 있는 테트눌디 스키장(Tetnuldi Ski resort)이에요.

먼저 하츠발리(Hatsvali) 스키장. 메스티아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스키장으로 한 개의 리프트가 운행 중인 작은 스키장이에요. 원래 마을에서 8km 떨어져 있어, 택시를 타고 눈길을 달려 가야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2017년 12월 23월부터 새로운 리프트가 운행을 시작하면서, 메스티아 마을에서 스키장까지 리프트를 타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어요.  

마을에서 보이는 리프트. 메스티아 중심가에서 약 1㎞ 떨어져 있다.

마을에서 보이는 리프트. 메스티아 중심가에서 약 1㎞ 떨어져 있다.

2017년 겨울부터 새로이 운행을 시작한 마을과 스키장을 잇는 6인승 리프트.

2017년 겨울부터 새로이 운행을 시작한 마을과 스키장을 잇는 6인승 리프트.

전나무 숲 사이로 난 1.2km 길이의 리프트를 타고 하츠발리 스키장에 도착했어요. 도착하자마자 눈앞으로 숨 막히는 경치가 펼쳐졌어요. 5000m대의 고봉들이 메스티아 마을을 둘러싸고 있고, 그 중심에는 메스티아를 대표하는 산인 우쉬바산(Mt. Ushba)이 우뚝 솟아있었죠. 스키장의 시작 지점이 이정도 인데, 정상으로 올라가면 경치가 어떨지 두근거렸어요. 다시 리프트에 몸을 싣고 주룰디 산(Mt. Zuruldi, 2347m) 정상으로 향했어요.

리프트에서 바라보는 풍경.

리프트에서 바라보는 풍경.

하츠발리 스키장의 전나무 숲.

하츠발리 스키장의 전나무 숲.

메스티아를 대표하는 우쉬바산.

메스티아를 대표하는 우쉬바산.

리프트에서 내려다 보이는 메스티아 마을 전경.

리프트에서 내려다 보이는 메스티아 마을 전경.

주룰디산 정상에 오르니 역시나 기대했던 만큼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졌어요. 여기서부터 슬로프를 따라 바로 스키를 타고 내려갈 수 있는데, 정규 슬로프가 아니더라도 나무 사이를 누비는 트리런(Tree run)도 즐길 수 있어요. 하지만 나무들의 간격이 너무 좁아서 우리 같은 스노보더에게는 조금 힘든 길이었어요. 잘못 들어갔다가 매우 나무가 빽빽한 숲이라, 한참 고생을 해서 빠져나왔죠. 하츠발리 스키장은 모글이나 트리런을 즐기는 스키어들이 좋아할 만한 스키장인 것 같아요.

하츠발리 스키장.

하츠발리 스키장.

설경을 보며 나무 사이를 누비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설경을 보며 나무 사이를 누비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하츠발리는 스키를 타지 않는 관광객도 많이 찾는 스키장이에요. 리프트를 타고 정상에 오르면 메스티아 최고의 경치를 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정상에는 경치와 음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어 인기가 좋아요. 주룰디 산 정상에 자리 잡은 카페 주룰디(Café Zuruldi)는 저렴한 가격에 최고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레스토랑이에요. 음식 가격은 보통 6~14라리로 평균 5000원 정도의 비용으로 360도 설경을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어요. 커피나 와인 같은 음료는 5라리 선(약 2000원). 알프스와 같은, 혹은 더 멋있는 코카서스 산맥의 풍경을 스위스의 1/10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게 조지아의 매력인 것 같아요.

주룰디 산 정상에 자리잡은 카페 주룰디.

주룰디 산 정상에 자리잡은 카페 주룰디.

경치를 보며 식사하기 좋은 곳. 식당 내부에서 360도 설산 경치를 볼 수 있다.

경치를 보며 식사하기 좋은 곳. 식당 내부에서 360도 설산 경치를 볼 수 있다.

카페 주룰디의 테라스.

카페 주룰디의 테라스.

그 다음은 테트눌디(Tetnuldi) 스키장. 메스티아에서 12km 동쪽에 위치한 스키장으로, 조지아에서 구다우리 다음으로 큰 스키장이에요. 메스티아에 진정한 스키를 즐기려면, 하츠발리가 아닌 테트눌디 스키장으로 가야 해요. 앞의 하츠발리 스키장이 동네 스키장이라면, 테트눌디는 그 열 배는 되는 큰 면적의 스키장이거든요.
테트눌디 스키장은 웅장한 테트눌디 산(4858m)의 남서쪽 면에 위치한 스키장으로, 해발 고도 2265m~3165m에 위치해 있어요. 최장길이 9.5km의 슬로프를 자랑하는 거대한 스키장이에요. 하츠발리와 달리 나무가 많이 없어 광대한 사면을 프리라이딩 하기 좋은 곳이에요. 테트눌디의 정상에 오르면 하츠발리와 같은 근사한 레스토랑은 없지만, 바로 앞에서 거대한 설산을 마주할 수 있어요.

테트눌디 스키장.

테트눌디 스키장.

스키장 바로 뒤의 거대한 테트눌디 산.

스키장 바로 뒤의 거대한 테트눌디 산.

테트눌디는 조지아에서 가장 오지에 위치한 스키장이다 보니, 스키장 규모에 비해 사람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리프트 줄은커녕, 슬로프에서 사람 부딪칠 염려가 전혀 없는 스키장이에요. 대신, 거대한 산에 둘러싸여 있는 만큼, 흐린 날에는 상단은 짙은 구름에 갇혀 있어요. 그래서 흐린 날에는 상단 리프트는 운행하지 않고, 하단 리프트만 운행하기 떄문에, 대부분의 스키어와 스노보더는 맑은 날에만 테트눌디로 향해요. 그래야 테트눌디 스키장 위쪽의 광활한 설면을 누빌 수 있으니까요.
대부분의 관광객은 메스티아에서 출발해 당일치기로 테트눌디에 다녀가요. 대중교통은 따로 없고, 택시비는 대당 왕복 100라리(약 4만5000원)이에요. 주로 오전 9~10시에 메스티아를 출발해, 오후 4시에 되돌아오는 일정이죠. 가격이 부담된다면 메스티아 버스정류장 근처에 항시 대기 중인 택시 기사들에게 물어보면, 다음 날 테트눌디로 향할 인원을 모아줄 거에요. 5명 이상 모이면 1인 약 20라리에 다녀올 수 있어요.

테트눌디 스키장에서 쏭.

테트눌디 스키장에서 쏭.

테트눌디 스키장의 광활한 설면에서.

테트눌디 스키장의 광활한 설면에서.

테트눌디 스키장 앞의 인상적인 꼬치 노점.

테트눌디 스키장 앞의 인상적인 꼬치 노점.

메스티아의 두 스키장 모두 리프트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행하고, 1일 리프트권은 40라리에요. (약 1만7000원) 트빌리시에서 메스티아까지는 매일 오전 마슈롯카(미니버스)가 운행 중이고, 매일 밤 트빌리시에서 출발하는 야간 열차로 주그디디까지 이동해 마슈롯카로 갈아타고 오는 옵션도 있어요.

1일 리프트 권. 1일 40라리(17000원).

1일 리프트 권. 1일 40라리(17000원).

험한 산악 지형이다 보니 짙은 구름 낀 날씨가 많아 매일 스키장에 가지는 못했지만, 마을 자체가 너무 아름다워서 마을에만 머물러도 충분히 눈을 즐길 수 있었어요. 마을에는 경치 좋기로 소문난 스바네티 박물관도 있고, 거대한 스바네티 타워도 올라가서 마을을 내려다보아도 좋아요. 다음 겨울은, 진정한 겨울 왕국 메스티아로의 여행 어떠신가요!?

경치 좋기로 유명한 스바네티 박물관.

경치 좋기로 유명한 스바네티 박물관.

메스티아에서 우리 부부.

메스티아에서 우리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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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양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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