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송이 소년’ 이어 ‘배달 소년’…빈곤아동에 중국 또 울었다

중앙일보

입력 2018.01.17 09:45

업데이트 2018.01.17 15:54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7살 배달 소년 '꼬마 리' [리슈핀 캡처]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7살 배달 소년 '꼬마 리' [리슈핀 캡처]

7살짜리 배달 소년의 동영상이 중국을 달구고 있다. 지난 9일 중국의 ‘유수아동(留守兒童)’ 문제를 전 세계에 알린 ‘눈송이 소년’ 사연에 이어 아동 복지에 대한 논란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유수아동’은 부모가 도시로 돈을 벌러 떠나 농촌에 홀로 남은 아이들을 말한다.

고아 된 뒤 배달일 나선 7세 소년
동영상 공개 뒤 1800만 명 시청
“국가 사회 복지 시스템에 구명”

16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중국의 동영상 사이트 ‘리슈핀(梨视频)’에 올라온 7살 소년 창장(长江)의 동영상을 소개했다. 영상 속에서 소년은 자신의 키만 한 카트에 택배 상자 담아 배달하러 다닌다.

보도에 따르면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시에 사는 창장은 아버지가 병으로 사망하고 어머니가 재혼하면서 고아가 됐다.
택배 일을 하는 아버지의 친구가 소년을 맡아 키우게 됐고, 그는 소년을 데리고 산둥성 전역을 누비며 배달을 했다. 현재 장창은 보호자 없이도 혼자 일을 한다. 동영상 인터뷰에서 소년의 보호자인 남성은 “장창이 혼자 일을 할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리슈핀’은 동영상에 첨부된 글을 통해 ‘소년은 이미 지역에서 택배소년으로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유수 아동 문제를 알린 '눈송이 소년' [유튜브 캡처]

중국에 유수 아동 문제를 알린 '눈송이 소년' [유튜브 캡처]

소년이 배달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리슈핀’에서 약 1800만 명이 시청했고, 웨이보 등 다른 SNS 채널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소년의 이야기가 확산하면서 동정과 우려는 이내 사회적 논의로 이어졌다. “국가의 사회보장 시스템의 빈틈을 드러낸 사회적 비극”이라는 것이다.
또 중국 곳곳에서 용인되고 있는 아동 노동 실태를 지적하면서, 어린이가 보호받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부 사용자는 ‘리슈핀’이 시 당국에 요청해 창장의 상황을 개선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탈빈곤 정책 목표를 거론하며 “(탈빈곤은) 멀고 먼 얘기”라 비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시 주석은 지난 2013년부터 ‘빈곤층 지원’ 정책에 대해 언급했고, 지난 1일 신년사에서 “2020년까지 농촌 빈곤인구의 탈빈곤을 실현하는 것이 우리의 장엄한 약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추위 속에 방한용품 없이 5km를 통학한 '눈송이 소년'.

강추위 속에 방한용품 없이 5km를 통학한 '눈송이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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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에도 중국에선 빈곤 아동의 사진이 SNS에서 빠르게 퍼지면서 사회문제화됐다.
영하 9도까지 떨어진 추운 날씨에 장갑 하나 없이 약 4.8㎞를 걸어 학교에 가야 했던 8살 소년 왕푸만(王福滿)의 사연이다. 중국 윈난(云南)성 루뎬(鲁甸)현에 사는 왕군은 아버지가 돈을 벌러 대도시로 떠난 뒤, 아픈 할머니와 살고 있다.
강추위 속에 통학하느라 머리카락과 눈썹이 꽁꽁 얼어붙은 사진이 공개된 뒤 왕군은 ‘눈송이 소년’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중국 각지에서는 후원금이 쏟아졌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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