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 최초 전차 승무원인 임현진 하사가 4박 5일 일정으로 시작된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이하 수기사) 혹한기 훈련에 참여했다.
육군은 16일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기계화부대 훈련장에서 임 하사의 훈련 모습을 언론에 공개했다.
임 하사는 여군에게 기갑 병과를 개방한 이후 처음 임관한 최초의 여군 기갑 승무원의 타이틀을 갖고 있다. 기갑 병과에는 현재 임 하사를 비롯해 5명의 여군이 기갑부대에 복무 중이다.
수기사 한신대대 소속인 그는 K1A2 전차 조종수 임무를 맡고 있다. 조종수는 전차장을 지시를 받고 전진과 후진 등 이동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도맡아 한다. 전차에는 전차장을 비롯 포수, 조종수, 탄약수 등 4명이 탑승한다.
혹한기 훈련 중인 임 하사는 허리에 권총을 비롯한, 탄약, 수통 등 실제 전투에 임하는 군장을 갖추고 전차 앞에 섰다. 얼굴에 바른 위장크림 탓인지 얼핏 보아서는 여자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사진 촬영을 위해 플래시가 몇 차례 터지자 수줍게 웃는 스물세 살의 앳된 여성의 얼굴이 위장 크림 위로 드러났다.
수줍은 웃음을 짓던 여성은 전차 조종석에 앉아 전방을 주시할 땐 사라지고 없었다. 한 사람의 전차 조종수만 있을 뿐이었다. 상체 절반을 전차 밖으로 노출한 채 조종석에 앉은 임 하사는 1200마력의 힘을 뿜어내는 53t의 육중한 전차를 마치 장난감 다루듯 몰고 훈련장을 박차고 나갔다. 고막을 찢을 듯한 전차의 굉음은 대지를 흔드는 듯했지만, 가끔 헤드 마이크를 통해 교신할 뿐 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2015년 처음 임관할 당시 임 하사의 보직은 포탄을 발사하는 포수였다. 이후 능력을 인정받아 2016년 9월에는 조종수로 보직을 바꿨고 지금까지 약 2000㎞에 달하는 조종 기록 달성했다.
수성대학교 군사학과를 졸업한 임 하사는 지난 2015년 9월 육군부사관으로 군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5개월 과정의 부사관 양성교육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둬 육군 참모총장상을 받기도 했다.
임 하사는 "전차의 강인함에 끌렸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먼저 개척해 보자는 취지다"며 기갑부대 보직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
남성 병사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그는 하루 2시간씩 체력 운동을 한다고 밝혔다. 사진·글=김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