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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군 최초ㆍ유일의 여군 전차 조종수 임현진 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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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군 최초의, 유일한 여성 전차 조종수인 수기사의 임현진 하사. [사진 육군]

전 군 최초의, 유일한 여성 전차 조종수인 수기사의 임현진 하사. [사진 육군]

여성 전차 조종수 시대가 열렸다. 16일 경기 포천 일대에서 혹한기 훈련에 열심인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수기사) 한신대대의 임현진(24) 하사 얘기다.

임 하사는 전차를 보유한 육군과 해병대를 통틀어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전차 조종수다. 육군의 주력 전차인 K1A2 전차를 몬다.

임 하사는 2015년 부사관학교를 졸업하면서 처음으로 여성 부사관 동기 4명과 함께 기갑 병과에 지원했다. 같은 해 12월 수기사에 전입한 뒤 전차 포탄을 발사하는 포수가 됐다. 다른 여성 동기들은 기갑 정비 임무를 맡았다. 실제로 한국에서 여성 전차병은 임 하사만 있는 셈이다.

그는 “지상전을 지배하는 전차의 압도적인 파괴력에 반해 기갑 병과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임 하사는 K1A2 전차 포수로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2016년 9월 포수에서 조종수로 보직을 바꿨다. K1A2 전차에는 개별 전차의 지휘관인 전차장 밑에 포수ㆍ조종수ㆍ탄약수 등 4명이 탄다. 임 하사는 지금까지 2000㎞ 거리를 무사고로 조종하면서 최근 조종수 임무수행 검증을 통과했다. 제몫을 다 하는 전차 조종수라는 의미다.

육군 수도기계화보명사단 혹한기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임현진 하사(아래)가 16일 경기 포천시 일동면 기갑부대훈련장에서 전차를 몰고 있다. 김상선 기자

육군 수도기계화보명사단 혹한기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임현진 하사(아래)가 16일 경기 포천시 일동면 기갑부대훈련장에서 전차를 몰고 있다. 김상선 기자

그는 좁은 전차 내부에서도 불편한 기색 하나 없이 수많은 훈련과 연습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고 한다. 이미 부사관학교를 전체 수석으로 졸업해 육군참모총장상(1등상)을 받은 뒤 임관했다.

임 하사는 “국군 최초의 기계화부대인 수기사에서 ‘여군 최초의 전차 조종수’로 임무를 수행하는 만큼 큰 자부심과 사명감, 그리고 책임감을 느낀다”며 “빠른 기동력이 생명인 기계화부대의 정예 전차 조종수로 거듭나기 위해 언제 어디서나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분대원들에게 존경받고, 동시에 여군 후배들에게 롤모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육군은 2014년 모든 병과에 성별 제한을 철폐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부대와 직위에서도 성별 제한을 없앴다. 양성평등의 기조가 정착하면 제2, 제3의 임 하사가 배출될 것으로 육군은 기대하고 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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