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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유족이 고인 뜻 되새기며 치유하는 고품격 공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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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야탑역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고인돌을 연상케 하는 ‘분당 봉안당 홈’이 문을 열었다.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로 관리동을 비롯해 총 13개 동이 있다. 내부는 유럽의 골목길과 고급스러운 서재처럼 꾸며졌다. 엄숙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아닌 밝고 따뜻한 분위기의 새로운 봉안당이다. 분당 봉안당 홈의 설립자인 이근섭(사진) 회장을 만나 설립 계기부터 특징 등에 대해 물었다.

새로운 형태의 봉안당을 설립한 계기는.
“남서울공원묘지를 창립하고 40여 년 동안 장묘 업계에 종사하며 국내 장묘 문화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오랜 시간 장묘 문화를 접하며 느낀 것은 모든 중심이 고인에게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물론 고인의 평안한 휴식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긴 하다. 하지만 고인을 그리워하는 유족의 안식과 치유 역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분당 봉안당 홈은 고인의 안식을 비롯해 유족의 아픔을 보듬고 치유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설립하게 됐다. 봉안단을 서재형으로 꾸미고 봉안함은 가죽 양장 서적 형태로 꾸몄다. 어린이도 이곳을 무섭고 슬픈 공간이 아닌 고인을 만날 수 있는 즐겁고 의미 있는 공간으로 기억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포근한 분위기로 꾸몄다.”
도심 인근에 위치해 있는데.
“수도권에서 가까운 분당에 자리하고 있어 대중교통은 물론 자가용으로도 쉽게 방문할 수 있다. 지하철 시청역에서는 35분, 삼성역이나 양재역에서는 대중교통으로 20여 분 정도면 도착할 만큼 도심에서 가깝다. 또 성남 화장장에서 10~15분, 수원 화장장에서 15~20분, 벽제 화장장에서 30~40여 분이면 올 수 있어 유족들의 편의성과 만족도가 높다. 이곳은 경기도 분당 영장산(靈長山)에 자리 잡아 풍수지리적으로 ‘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인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이다. 고인의 평안한 휴식과 가족들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할 수 있는 명당이다.”
가장 신경 써서 꾸민 공간이 있다면.
“설립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는 실제로 봉안당에 방문하는 유족이다. 유족이 이곳에서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하기를 바란다.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즐비한 유럽의 어느 작은 골목길에 온 듯한 분위기를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다. 커피향 가득한 광장에서 손때 묻은 고인의 유품과 사진을 보며 그리운 시간을 추억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실제로 봉안당 홈의 내부는 유럽에서 직수입한 석재와 목재들로 꾸몄고 아기자기한 가게들 또한 유럽의 소품들로 채웠다. 지하 광장에 자리한 카페는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내방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홈북(Home Book)은 어떻게 이용되나.
“홈북(작은 사진)은 봉안당 홈이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새로운 봉안 방식이다. 기존의 획일화된 항아리 구조에서 탈피해 특별했던 고인의 삶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낸다는 의도로 기획됐다. 고급 가죽 양장 서적 형태의 홈북에는 고인의 유품과 사진들이 안전하게 보관된다. 유족은 언제든 방문해 홈북을 열어 보며 고인을 추억할 수 있다. 홈북과 함께 방명록도 제공된다. 유족은 여기에 고인에게 전하고 싶은 글을 써 남기거나, 생전 고인이 전하고자 하는 글을 미리 남겨둘 수 있다. 처음 분양을 계약할 때 유족에게 홈북 고유 열쇠를 제공한다. 유족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홈북을 펼치며 고인을 추억할 수 있다.”
앞으로 계획은.
“봉안당의 각 봉안실은 서로 다른 이미지와 느낌으로 꾸며질 계획이다. 또 봉안당 내 작은 가게들은 매년 다른 업종이나 분위기로 바뀌어 유족들이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분양 상담은 전화(031-776-1700)로 하면 된다. 앞으로 이 공간이 국내의 획일화된 장묘 문화를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글=라예진 기자(rayejin@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김동하

인터뷰 ㅣ 분당 봉안당 홈 설립한 이근섭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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