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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태양의 후예'는? 드라마 제작 나서는 영화사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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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방영할 JTBC 새 법정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에서 주연으로 캐스팅된 김명수(인피니트 '엘'), 고아라, 성동일(왼쪽부터). [사진=아티스트컴퍼니, 울림엔터테인먼트, 드라마하우스]

5월 방영할 JTBC 새 법정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에서 주연으로 캐스팅된 김명수(인피니트 '엘'), 고아라, 성동일(왼쪽부터). [사진=아티스트컴퍼니, 울림엔터테인먼트, 드라마하우스]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한 법원. 이를 꿈꾸는 판사가 있다. 5월 방영될 JTBC 새 월화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연출 곽정환)의 열혈 초임 판사 박차오름 얘기다. ‘응답하라 1994’(2013)로 왈가닥 매력을 뽐낸 배우 고아라가 이 역할을 맡았다.
‘미스 함무라비’는 현직 부장판사로 재직중인 문유석 판사가 자신의 동명 원작 소설을 토대로 대본까지 집필한 드라마다.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 멤버 ‘엘’로 알려진 김명수, 배우 성동일이 동료 판사 역으로 합류해 촬영에 돌입했다.

문유석 판사의 원작 소설 『미스 함무라비』. [사진=문학동네]

문유석 판사의 원작 소설 『미스 함무라비』. [사진=문학동네]

영화 투자‧배급사 NEW가 ‘태양의 후예’에 이어 선보이는 드라마라는 점도 눈에 띈다. NEW는 2016년 ‘태양의 후예’가 아시아권에서 큰 성공을 거둔 직후 영상 콘텐트 제작사 스튜디오앤뉴를 신설했다. 스튜디오앤뉴의 첫 작품인 ‘미스 함무라비’ 역시 ‘태양의 후예’처럼 100% 사전 제작으로 완성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비단 NEW만이 아니다. 최근 여러 영화사가 잇달아 드라마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국내 영화 관객 수가 5년째 정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할리우드 대작 영화 공세, 제작비 상승 등으로 영화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이 그 요인으로 분석된다.

'태양의 후예'가 뜨거운 인기를 누리자, 한국조폐공사는 지난해 백년가약을 맺은 주연배우 송혜교와 송중기의 키스신을 담은 메달을 발매하기도 했다. [사진=조폐공사]

'태양의 후예'가 뜨거운 인기를 누리자, 한국조폐공사는 지난해 백년가약을 맺은 주연배우 송혜교와 송중기의 키스신을 담은 메달을 발매하기도 했다. [사진=조폐공사]

NEW가 시즌2를 준비 중인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사진=KBS2]

NEW가 시즌2를 준비 중인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사진=KBS2]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NEW다. 자회사 스튜디오앤뉴를 통해 지난해 JTBC와 2년간 드라마 제작 지원과 편성에 관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미스 함무라비’를 비롯해 2015년 2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뷰티 인사이드’의 드라마판, 강풀 동명 웹툰 원작의 휴먼 히어로물 ‘무빙’, 일상 속 미스터리를 담은 동명 웹툰을 토대로 한 ‘기기괴괴’ 등 여러 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기기괴괴’에는 영화 ‘판도라’ ‘연가시’의 각본‧연출을 맡았던 박정우 감독과 드라마 ‘추노’, 영화 ‘해적:바다로 간 산적’ 등을 성공시켜온 천성일 작가 등이 작가진으로 참여한다. 2016년 방송한 KBS2 법정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를 잇는 시즌제 드라마도 준비 중이다. 스튜디오앤뉴 관계자는 “기존에 성공한 콘텐트를 활용할 경우 충성도 높은 마니아층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향후 더 폭넓은 콘텐트 활용 방안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웹툰 『이태원 클라쓰』캡처 화면. [사진=다음웹툰]

웹툰 『이태원 클라쓰』캡처 화면. [사진=다음웹툰]

영화 ‘택시운전사’로 지난해 유일하게 1000만 관객을 동원한 투자‧배급사 쇼박스는 웹툰에 바탕한 드라마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 웹툰 『이태원 클라쓰』와 『대새녀의 메이크업 이야기』 두 편의 국내외 드라마 판권 계약을 체결하고 기획‧개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쇼박스는 2015년에도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토대로 한 영화 ‘내부자들’을 내놓은 바 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는 드물게 70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다. 유정훈 쇼박스 대표는 “국내외에서 주목 받은 웹툰은 확장성이 크고 제작 리스크가 낮은 원천 콘텐트”라며 “현재 드라마로 추진 중인 두 작품을 추후 영화 혹은 다른 형태의 콘텐트로 제작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했다.

 웹툰『대새녀의 메이크업 이야기』캡처 화면. [사진=다음웹툰]

웹툰『대새녀의 메이크업 이야기』캡처 화면. [사진=다음웹툰]

쇼박스는 신작 웹툰 발굴에도 나섰다. 한국의 웹툰 제작사 스토리 컴퍼니와 글로벌 웹툰 플랫폼 토리코믹스, 일본 영화사 아스믹에이스와 손잡고 웹툰 공모전을 진행한다. 오는 3월까지 접수하는 이번 공모전 선정작은 세계 80여 개국에서 동시 연재될 예정. 한·일 양국에서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등 영상 콘텐트 제작이 검토된다.

미국 등지에 '한류' 붐을 이끈 동영상 플랫폼 '드라마피버' 홈페이지에 유승호가 주연한 한국 드라마 '로봇이 아니야'가 서비스되고 있다. 2016년 워너브러더스가 인수했다.

미국 등지에 '한류' 붐을 이끈 동영상 플랫폼 '드라마피버' 홈페이지에 유승호가 주연한 한국 드라마 '로봇이 아니야'가 서비스되고 있다. 2016년 워너브러더스가 인수했다.

송강호 주연의 ‘밀정’으로 한국영화 투자‧배급을 시작한 할리우드 영화사 워너브라더스도 한국 드라마 제작에 나섰다. 지난해 방송한 OCN 로맨틱 코미디 ‘애타는 로맨스’와 올해 방영할 ‘그 남자, 오수’ 등 한국 드라마 3편을 투자 및 공동 제작했다. 올해 1월에는 TV 콘텐트 투자‧제작‧공동제작을 전담하는 한국 지부를 신설했다. 또 CJ E&M 자회사인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과 지난해부터 2년 내 드라마 공동 제작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워너브러더스는 미국 등에서 한류 붐을 확산시킨 동영상 플랫폼 ‘드라마피버’를 이미 2016년 인수, 한국 드라마를 서비스해왔다.
워너브라더스는 지적재산권을 보유한 세계 각국의 작품을 한국 드라마로 리메이크하는 프로젝트도 검토하고 있다. 박현 대표는 “이미 한국 제작사 몇 곳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이 중 2편은 구체적인 논의가 오가고 있다”며 “워너브라더스가 그간 구축한 작가와 제작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 부문의 장점을 극대화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전했다.

유정훈 쇼박스 대표는 “영상 플랫폼이 다양화하고 있는 지금, 영화와 드라마 영역간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은 필연적인 흐름”이라면서 “각 분야에서 역량을 쌓아온 제작사나 투자사들이 앞으로 더 활발히 두 영역을 넘나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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