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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안, 3월 국회 발의 안 되면 정부가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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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국회가 3월까지 개헌안을 발의하지 못할 경우 정부가 직접 나설 수 있다는 ‘개헌 시간표’를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개인적으론 4년 중임제 바람직”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 재차 강조 #반대하는 한국당 설득이 변수

문 대통령은 집권 2년차의 국정운영 구상을 밝히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회에서 (개헌안) 합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정부가 보다 일찍 개헌 준비를 자체적으로 해 나가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방선거 시기에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하려면 3월 중엔 (개헌안이) 발의돼야 하고 그러려면 국회 개헌특위에서 2월 말 까지는 개헌안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대해 여권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정치권에 개헌안 발의의 마지노선을 제시한 사실상의 시한 통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개헌 내용에 대해 “국회가 정부와 협의한다면 최대한 넓은 범위의 개헌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합의되지 않고 정부가 개헌안을 발의하면 국민이 공감하고 지지하는 최소한의 개헌으로 좁힐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어 “(개헌하려면) 국회가 동의하고 국민이 지지할 수 있는 최소 분모를 찾아야 하는데 최소 분모에 지방분권 개헌과 국민 기본권 확대는 너무나 당연하다”며 “단 중앙 권력구조 개편은 합의를 볼 수 없다면 다음으로 미루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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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손을 든 기자 중 질문자를 직접 선택하고 있다. 대통령의 호명을 받은 기자들은 ’지목해 주셔서 감사하다“ ’저랑 눈 마주친 것 맞죠, 대통령님“ 등 선택받은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를 발표한 뒤 기자들과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김상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손을 든 기자 중 질문자를 직접 선택하고 있다. 대통령의 호명을 받은 기자들은 ’지목해 주셔서 감사하다“ ’저랑 눈 마주친 것 맞죠, 대통령님“ 등 선택받은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를 발표한 뒤 기자들과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김상선 기자]

개헌의 세 축은 기본권 확대, 지방분권 강화, 권력구조 개편이다. 최대 쟁점은 대통령 중심제 유지인가, 총리에게 내치를 맡기는 이원집정부제인가, 아니면 총리 중심의 의원내각제인가의 권력구조 개편이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합의가 어려울 경우 기본권과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1단계 ‘최소 범위’ 개헌에 나서고, 권력구조 개편은 시간을 두고 추진하는 단계적 개헌 로드맵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개인적으로 대통령 4년 중임제가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생각해 왔다”면서도 “개인적 소신을 주장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이 신년 과제로 개헌을 다시 강조하고 나선 이유는 6월 지방선거가 1987년 체제의 헌법을 바꿀 적기임에도 현재 정치권의 움직임으로는 이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개헌 시간표를 밝혔지만 6월 개헌 투표에 반대하는 한국당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개헌 투표가 이뤄지려면 먼저 개헌안 국회 표결 때 국회의원(300명)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한국당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문 대통령 신년 회견 분야별 주요 발언

안보 “비핵화는 양보 불가한 우리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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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병건 기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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