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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금 '아무로 앓이' 중...마지막 앨범 200만 장 판매 돌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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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팝의 여제' 아무로 나미에. [아무로 나미에 공식 홈페이지]

'제이팝의 여제' 아무로 나미에. [아무로 나미에 공식 홈페이지]

올 가을 은퇴하는 ‘제이팝의 여제’ 아무로 나미에(41)의 마지막 앨범이 발매 두 달 만에 200만 장 판매를 돌파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9일 보도했다. 한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가수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팬들의 격려와 응원이 음반 구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라디오 방송에는 지난 연말부터 아무로 나미에의 노래 요청이 쇄도하고, 지난 달 31일 열린 ‘홍백가합전’의 아무로 나미에 무대는 순간 최고 시청률 48.4%를 기록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런 팬들의 슬픔 섞인 반응을 ‘아무로스(아무로 나미에+Loss의 합성어) 현상’이라 부르고 있다.

25년간 정상 자리 지킨 아무로 나미에, 오는 9월 은퇴 #마지막 베스트 앨범 2개월 만에 200만 장 넘게 팔려나가 #마지막 홍백가합전 출연, 순간 시청률 48.4% 기록하기도

오리콘 뉴스는 9일 “아무로 나미에가 지난 해 11월 8일 발표한 베스트앨범 ‘파이널리(Finally)’는 7일까지 총 200만 2559장 판매됐다. 발매 2개월 만에 더블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음반이 200만 장 이상 팔린 더블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것은 2012년 8월 비틀즈의 베스트 앨범 ‘비틀즈 1’ 이후 5년 5개월 만이다. 아무로 나미에의 앨범이 200만 장을 돌파한 것은 지난 1996년 8월 발표한 ‘SWEET 19 BLUSE’에 이어 21년 5개월 만의 두 번째 기록이다.

이 앨범은 발매 첫 주 120만 장이 팔려 단번에 밀리언셀러에 오르며 2010년대 음반 판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번 앨범에는 1992년 발매 데뷔곡부터 미발표 신곡 등도 다수 수록돼 있다. 지난 1992년 걸그룹 ‘슈퍼 몽키즈’로 데뷔한 아무로 나미에는 1990년대 역사적인 전성기를 누린 가수다. 1996년까지 싱글 앨범 ‘Chase the Chance’, ‘Don’t wanna cry’, ‘You’re my sunshine’ 등이 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고, 첫 정규앨범 ‘SWEET 19 BLUES’는 무려 300만 장이 넘게 팔렸다.

아무로 나미에. [중앙포토]

아무로 나미에. [중앙포토]

당시 일본의 10대 소녀들에게 그는 ‘롤 모델’이었다. 인형 같은 외모와 파워풀한 댄스,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까지 갖춘 그를 동경하며 그의 옷차림과 화장법을 따라하는 이들이 속출했다. 아무로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태닝한 피부와 미니스커트, 부츠 차림의 소녀들은 ‘아무라’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의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개인적으로는 힘든 시기를 보냈다. 1997년 TRF의 멤버 SAM과 결혼한 후 1998년에 아들을 출산했으나 2002년 이혼했다. 1999년에는 어머니가 살해 당하는 사건을 겪어야 했다,

이후 한동안 침체기에 빠졌던 그는 2007년 정규 앨범 ‘PLAY’가 다시 50만 장을 넘기고 2008년 베스트앨범 ‘BEST FICTION’이 150만 장을 돌파하며 화려하게 재기한다. 이후 데뷔 25주년을 맞은 2017년까지 매년 꾸준히 싱글 앨범을 발매하고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음반 총 판매량은 3000만 장에 달한다.

오키나와 출신인 그는 신념에 충실한 행동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1999년과 2000년, 공식적인 국가 행사에 참여했으나 기미가요 제창을 거부했다. 극우파들의 공격이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25년 동안 음악계 최정상의 자리를 지킨 아무로 나미에는 지난 해 9월 20일 자신의 데뷔 일인 2018년 9월 16일에 연예계를 은퇴하겠다고 발표했다. 2017년 12월 31일 밤에는 생애 마지막 홍백전 무대가 될 NHK ‘제68회 홍백가합전’에 출연했다. 흰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그는 “여러 가지를 경험하고, 얻고, 충실했던 25년이었다”며, 이날 부른 노래 ‘Hero’에 대해 “목표를 갖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곡”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달 31일 NHK '홍백가합전'에 출연한 아무로 나미에. [방송 캡처]

지난 달 31일 NHK '홍백가합전'에 출연한 아무로 나미에. [방송 캡처]

그가 노래를 하는 동안 아쉬움과 격려를 담은 팬들의 메시지가 방송국에 쏟아졌다. “가수로서 최대한 모든 것을 마음껏 하며 의미 있는 마지막 1년을 보내고 싶다”고 밝힌 아무로 나미에는 2월부터 은퇴 기념 투어를 시작한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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