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영화 ‘1987’을 관람하고 “영화를 보는 내내 울면서 뭉클한 마음으로 봤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의 한 영화관에서 6월 민주항쟁을 배경으로 고(故)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다룬 영화 ‘1987’을 관람한 뒤 “많이 우셨지요”라는 물음으로 운을 뗀 후 “슬픈 가운데에서도 재미도 있고 감동적이었으며 메시지도 아주 좋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영화를 보면 ‘이 영화 천만 넘기겠다, 아니겠다’를 알 수 있는데 이 영화는 천만 넘기겠다는 확실한 예감이 든다”며 “많이 봐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날 영화 관람 후 장준환 감독과 배우 김윤석ㆍ강동원이 문 대통령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장 감독은 “그 시절을 살아주신 우리 선배님들 삼촌 고모들께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2017년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여러분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시다. 여러분 감사하다”고 전했다.
영화를 보고 눈물을 쏟아 충혈된 눈으로 무대에 오른 배우 강동원은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참 ‘내가 지금 이렇게 잘 살고 있는 게 많은 빚을 지고 있구나’ 생각했다. 빚을 조금이라도 갚는다는 심정으로 참여했는데 아직도 마음이 많이 아프다. 앞으로도 열심히 좋은 영화 찍으면서 보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마음에 울림이 컸던 대사가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였다”며 “실제로 6월 항쟁, 또 아주 엄혹했던 민주화 투쟁의 시기에 민주화 운동하는 사람들을 가장 힘들게 했던 말이 독재권력 못지않게 부모님들이나 주변 친지들로부터 ‘그런다고 세상이 달라지느냐’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1987년 변호사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부산에서 박종철 열사의 국민추도회를 주도하다 경찰에 연행된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 것은 광주항쟁을 다룬 ‘택시운전사’, 여성문제를 다룬 ‘미씽: 사라진 여자’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날 문 대통령은 영화 ‘택시운전사’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실제로 한순간에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항쟁 한 번 했다고 세상이 확 달라지거나 하진 않는다”면서도 “영화 속 6월 항쟁으로 우리가 ‘택시운전사’라는 영화로 봤던 택시운전사의 세상, 그 세계를 끝낸 것이다. 그리고 6월 항쟁 이후 정권교체를 하지 못해 여한으로 남게 된 6월 항쟁을 완성해준 게 촛불항쟁”이라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